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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앞으로도 열심히 노래하고 춤추고 랩하며 무대 위에서 여러분들의 좋은 희망이 될게요!”
오랜만에 선 무대, 심지어 홀로 선 무대였지만 ‘월드클래스’ 아우라는 여전했다. 뿌리와 같은 스트리트 댄스부터 자신이 이야기와 감정을 담은 랩까지. 돌아온 방탄소년단 제이홉이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20곡의 노래로 펼쳐냈다.
제이홉이 지난달 28일부터 3월 2일 사흘간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제이홉 투어 ‘홉 온 더 스테이지 인 서울’’을 개최하고 3만 7500여석을 가득 채운 팬들과 첫 솔로 월드투어의 서막을 열었다. 이번 서울 공연 3회 전석 매진을 기록, 제이홉의 남다른 티켓 파워를 증명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23년 슈가 이후 방탄소년단 멤버 중에선 두 번째 솔로 월드투어다. 특히 지난해 10월 전역 후 오는 3월 7일 신곡 ‘스위트 드림스’(Sweet Dreams) 발매까지 앞둔 제이홉이 본격적으로 솔로 활동에 나서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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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연 마지막 날인 2일,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많은 팬들이 제이홉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날 현장에서 팬들은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제이홉을 반기는 마음으로 공연장이 떠나갈듯한 함성을 질렀다.
‘무대 위의 제이홉’을 뜻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지금까지 솔로 아티스트 제이홉이 걸어온 길을 만나볼 수 있다. ‘야망’ ‘꿈’ ‘기대’ ‘상상’ ‘소원’ 등 총 5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솔로 1집 ‘잭 인 더 박스’ 수록곡 ‘왓 이프’ ‘파라다이스 박스’로 강렬한 포문을 연 제이홉은 ‘방화’ ‘스톱’ ‘모어’ 등의 곡을 선보였다.
첫 무대를 마친 제이홉은 “환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오늘 감히 최고의 공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홉 온 더 스테이지’ 별거 없다. 제가 무대 위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다양한 감정들을 이 무대 위에서 표출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오늘 저의 모든 것들을 다 쏟아부어서 공연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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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온 더 스트리트’ ‘아이 돈트 노우’ ‘아이 원더’ 등 열정 가득한 무대로 혼자서도 공연장을 꽉 채웠다.
제이홉의 여러가지 매력을 극대화한 무대도 눈길을 모았다. 25개 리프트로 구성된 메인 무대에서는 제이홉의 음악과 퍼포먼스에 따라 리프트가 움직이며 곡의 몰입도를 높였다.
제이홉은 “’홉 온 더 스트리트’ 곡들이 진심이 담긴 무대다. 스트리트 댄스의 장르로 무대를 풀 수 있는 아티스트가 몇 분이나 있을까”라며 “어릴 적부터 스트리트 댄스를 췄고 그 뿌리를 진정성 있게 담고 싶었다. 그걸 담은 앨범이 나왔고 그 앨범으로 무대를 만들어서 애착이 가고 애정이 가는 무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내 진심을 담아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감사하다. 감정이 복받친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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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관심을 모은 무대는 오는 7일 발매 예정인 ‘스위트 드림스’ 최초 공개 무대였다. 마치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무대 연출과 몽환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멜로디, 포근한 제이홉의 보컬이 어우러졌다. 이날 팬들은 휴대폰 라이트로 깜짝 이벤트를 펼쳤다.
제이홉은 “이런 이벤트는 예상 못 했다. 여러분들이 신곡 무대를 훨씬 더 아름답게 꾸며주셨다”라고 무대를 마친 소감을 말했다. 이 곡을 발매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전역하고 나서 어떤 음악을 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사랑이란 감정이 단순한 건데 요즘 세상은 그런 감정이 부족한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이홉이 제대로 된 사랑 노래를 한 적이 있나 생각했고 그래서 열심히 써서 나온 곡이 ‘스위트 드림스’다”라고 소개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벌스’ ‘항상’ ‘에어플레인’ ‘마이크 드롭’ ‘뱁새’ ‘아웃트로 : 이고’ ‘치킨 누들 수프’ ‘홉 월드’ 등 데뷔 12년간 제이홉의 시간들을 엿볼 수 있는 곡들로 꽉 채워졌다. 전 객석의 팬들은 모두 일어나 제이홉의 시간을 함께 즐겼다.
제이홉은 “공연을 정말 오랜만에 하는 거라 아미의 열기와 응원이 이 정도일 줄 몰랐다. 너무 자랑스럽다. 아티스트와 팬덤이 얼마나 잘 놀고 에너지를 주고받는지 이 모습을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아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아미가 최고다”라고 외쳤고 아미는 “제이홉!”을 연호하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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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앙코르 무대에서는 그는 ‘=’ ‘퓨처’ ‘뉴런’을 선보이며 서울에서의 마지막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제이홉은 서울 공연 이후 브루클린, 시카고, 멕시코 시티 등 북미를 비롯해 마닐라, 사이타마, 싱가포르, 자카르타, 방콕, 마카오, 타이베이, 오사카까지 총 15개 도시에서 31회 공연을 이어간다.
제이홉은 “오늘을 끝으로 투어를 떠난다. 서울을 이렇게 멋지게 마무리하고 떠나게 됐는데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잘 다녀오겠다”며 “꼭 돌아올게요”라고 약속했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