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보다 의상 논란이 더 화제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솔로 아티스트로서 당당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제니(본명 김제니)가 새 앨범 ‘루비(Ruby)’ 발매 기념 LA 공연에서 노출 의상 논란에 휩싸였다.
◇ 음악보다 의상이 더 주목받은 LA 공연
제니는 지난 6일과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The Ruby Experience)’ 공연에서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였다. 가슴이 깊이 파인 보디수트, 속옷 형태의 짧은 하의, 치골이 드러나는 디자인 등이 포함된 의상들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문제는 의상이 음악과 퍼포먼스를 돋보이게 하지 못하고, 무대 퍼포먼스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무대 도중 의상이 흘러내려 직접 손으로 부여잡으며 춤을 추는 장면이 보였고, 하의도 도마위에 올랐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의상 논란’을 넘어 제니의 음악적 메시지를 흐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제니는 이번 앨범에서 ‘만트라(Mantra)’, ‘엑스트라엘(ExtraL)’ 등의 곡을 통해 강인하고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노래했다. 하지만 노출 의상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음악적 정체성은 상대적으로 묻히게 됐다.
K팝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제니는 글로벌 팝스타들과 비슷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뿐이다. 의상도 퍼포먼스의 일부일 뿐”이라며 그녀의 선택을 지지하는 쪽과 “퍼포먼스보다 의상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보였다. 음악적 역량이 묻히는 게 아쉽다”는 반응이 혼재한다.

◇ 팝스타 스타일을 따르되, 방향성 고민 필요
제니가 글로벌 스타인 만큼, 과감한 스타일을 시도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과거 마돈나가 그랬고, 최근 비욘세, 리한나, 마일리 사이러스 등도 무대에서 파격 의상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문제는 “제니만의 색깔이 무엇인가”라는 의구심이다.
제니는 블랙핑크 시절부터 과감하고 강렬한 패션 스타일을 선보였다. 그러나 노출만이 곧 제니의 정체성은 아니다. 특히 음악보다 의상이 더 화제가 됐다는 점에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선정성’과 ‘자유로운 표현’의 줄타기 속 제니가 향후 솔로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스타일링보다 퍼포먼스와 음악적 메시지를 더 강조할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하다.

◇ ‘디 아이돌’ 논란과 겹치는 ‘선정성’ 꼬리표
이번 무대 논란은 단순한 의상 이슈를 넘어 제니의 ‘선정성’ 논란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더한다.
제니는 지난해 HBO 드라마 ‘디 아이돌(The Idol)’에서 수위 높은 장면을 연기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그는 극 중 ‘다이안’이라는 캐릭터로 출연했으며,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파격적인 장면과 의상으로 K팝 스타로서의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드라마 자체가 강한 선정성을 띄면서 “K팝 스타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제니에게 ‘선정성’이라는 키워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한다.
선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제니의 새 앨범은 성공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루비’는 벅스 실시간 차트와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 21개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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