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될성부른 사람은 떡잎부터 파랗다’고 했다. 대형 신인들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유난히 주목받고 있다. 올해 시범경기를 수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루키 열전’이 2025시즌 KBO리그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화는 정우주-권민규 듀오가 펄펄 날았다. 시범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전체 2순위 정우주는 시속 150㎞ 이상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다. 3경기 등판해 2.1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0이다. “묵직한 속구가 정말 좋다”고 했다.

정우주가 ‘구위’라면 권민규는 ‘제구’다. 양상문 투수코치가 “무수히 많은 신인을 봤지만, (권)민규 제구는 진짜”라며 혀를 내둘렀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 2.2이닝 2홀드 무실점을 적었다. 올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한화 마운드에 신(新)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단숨에 마무리 후보로 떠오른 신예도 있다. LG 김영우다. 시속 154㎞를 뿌리며 염경엽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실력도 증명했다. 시범경기 다섯 경기에 나서 5이닝을 던지며 단 1점도 주지 않았다. “김영우는 개막 엔트리에 무조건 들어간다. 내가 보장한다”는 염 감독의 근거 있는 확신이다.

‘전체 1순위’는 확실히 달랐다. 키움 왼손 투수 정현우가 첫 시즌부터 ‘4선발’로 활약한다. 정현우는 시범경기에 세 차례 선발 등판해 11이닝 6안타 2실점(1자책) 10삼진으로 호투했다. 평균자책점 0.82다. 프로 무대 연착륙을 예고했다. 키움은 외국인 투수가 로젠버그 한 명이다. 국내 투수의 힘이 필요하다. 남다른 존재감을 보인 정현우가 더 반가운 이유다.
KT 김동현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193㎝ 장신에서 내리꽂는 속구가 일품이다. 포크볼도 위력적. 시범경기 두 차례 나서 3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아직은 좀 더 성장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강철 감독은 “(김)동현이가 아직 어리고 경험이 많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캠프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삼성 왼손 투수 배찬승은 시범경기에서 주춤했다. 지난 8일 SSG전에 첫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11일 두산전에서는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5안타 3실점으로 고전했다. 다만 시범경기일 뿐이다. 시즌은 또 다를 수 있다. 박진만 감독 역시 “미리 맞아야 배울 점도 찾는다”고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투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야수에서 두각을 드러낸 신예들도 있다. 두산 1라운더 박준순과 SSG 대형 포수 이율예가 주인공이다. 올해 1·2차 스프링캠프를 모두 1군에서 소화하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직은 물음표가 붙는다. 둘 다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경험과 실력을 좀 더 쌓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얼마나 ‘성장’하느냐가 관건이다.
시범경기만으로는 알 수 없다. 시즌 때 잘해야 진짜다. 더욱이 신인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어느 때보다 많은 대형 신인이 등장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올시즌 ‘루키 열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km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