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정승원 왜 굳이 그런 세리머니를…도덕적으로 옳지 않아.”

대구FC 박창현 감독은 경기 중 벌어진 FC서울 정승원의 도발 세리머니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박 감독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 서울과 원정 경기에서 2-3 역전패한 뒤 “어수선한 상황에서 실점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경기 막판 정승원의 도발 세리머니를 언급했다. 전반부터 친정팀 대구 팬의 야유를 얻은 정승원은 1-2로 뒤진 후반 45분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때 그는 대구 원정 서포터를 향해 달려간 뒤 손가락을 입술에 대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대구 선수들이 정승원에게 달려가 항의했고 양 팀의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상황이 정리된 뒤 양 팀은 거칠게 맞섰다. 그러다가 후반 48분 대구가 전진한 것을 틈타 정승원이 침투 패스를 넣었고 문선민이 오른발 역전골을 넣었다.

박 감독은 “막판 상대 도발에 대한 자제력이 모자랐다. 어린 선수들이 이기려고 욕심을 낸 것 같다”며 막판 코치진 지시에도 무리하게 라인을 올린 게 패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창현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좋은 경기했는데 마지막에 어수선한 상황에서 실점했다. 어린 선수들이 흥분한 것 같다. 원정에서 1점이라도 따면 좋았을 텐데. 말미에 동점을 허용하니까 어린 선수들이 욕심냈다. 너무 속상하다. 이렇게 많은 분이 멀리서 와주셨는데, 죄송하다.

- 정승원의 세리머니를 어떻게 봤나.

굳이 그런 세리머니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동업자 정신이 있어야 한다. 전에 몸담은 팀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대체로 친정팀을 상대로 득점하면 (세리머니를) 자제하는데 굳이 서포터석까지 가서 그럴 필요는 없었다. 본인 생각이 있었겠으나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

- 정승원의 도발이 막판 경기력에 영향을 끼친 건가.

사실 우리는 동점 상황도 만족했는데 어린 선수들이 흥분했다. 상대 도발에 이겨야 한다는 생각했다. 자제력이 모자랐다. 벤치에서는 (라인을) 내리라고 했다. 그게 전달이 안 된 게 있다. 다음엔 이런 실수하지 않게 미팅을 통해 자제력을 품게 하겠다.

- 선수들과 경기 직후 나눈 얘기는.

안 했다. 서로 흥분된 상태여서 지금 얘기하면 감정적으로 나올 것 같아서 나중에 하려고 한다.

- 후반 추가 시간 제외하면 2-1로 경기를 뒤집은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준비한 훈련 과정을 전반에 하나도 수행 못 했다. 선수에게 그동안 훈련한 게 효과가 없지 않느냐면서 응원와주신 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했다. 선수들이 그것 때문인지 모르나 후반에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점수도 얻었다. 비록 졌지만 그동안 외국인 선수 의존한 득점 루트를 다른 선수가 해줬다. 정치인, 요시노가 득점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 페널티킥을 두 번이나 내줬는데.

심판 판정에 대해서 얘기하면 제지를 받는 걸로 안다. 다만 애매한 상황은 있었다. 수비수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도 있다. 심판진에서 정확하게 판단했으리라고 믿는다. 두 번의 페널티킥은 수비수의 의욕이 넘쳐서 그러지 않았나.

- 3연패인데.

더 이상 패배는 우리에게 있어서는 안 된다. 다음 김천 상무전이 원정이지만 꼭 이기도록 하겠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