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대역전극…오타니 끝내기 홈런, LAD 개막 8연승 견인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끝내기 홈런이 터지는 순간, 다저스타디움은 환호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애틀랜타 마무리 레이셀 이글레시아스의 초구 체인지업을 걷어 올렸다.
타구는 중견수 뒤 담장을 넘어가며,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기록됐다.
비거리 122m의 이 홈런은 팀의 6-5 승리로 이끌고, 다저스의 개막 8연승까지 완성했다.
‘초인’ 오타니의 시즌 3호포였다.

이날 오타니는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하며 타율을 0.333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타자로 전념 중인 오타니의 초반 페이스는 그야말로 임팩트 만랩이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애틀랜타 쪽이었다. 다저스는 1회와 2회 연이은 수비 실책으로만 무려 5실점을 헌납하며 끌려갔다.
3루수 맥스 먼시의 연속 실책, 2루수 토미 에드먼의 수비 불안까지 더해지며 불안한 출발이 이어졌다. 선발 블레이크 스넬은 4이닝 5실점(비자책)으로 조기 강판됐다.
하지만 다저스는 2회 콘포토의 볼넷과 에드먼의 투런포, 이어진 3회 콘포토의 솔로홈런으로 점수 차를 좁혔다. 그리고 8회말 2사 2·3루 찬스에서 먼시의 동점 2루타로 균형을 맞췄다.

경기의 마지막은 역시 오타니의 몫이었다. 9회말, 이글레시아스의 첫 공을 정통으로 받아친 타구는 LA 밤하늘을 갈랐랐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개막 8연승을 질주했다. 이는 1958년 LA 연고 이전 이후 최다 기록이자, 전년도 월드시리즈(WS) 우승팀이 다음 시즌 개막 8연승을 기록한 첫 사례다.
이전까지는 1933년 뉴욕 양키스의 7연승이 최다 기록이었다. 브루클린 시절을 포함하면 다저스는 1955년 10연승, 1940년 9연승에 이어 구단 역사상 세 번째 최다 개막 연승 행진이다.

경기 후 오타니는 “홈런은 팀이 이길 수 있어서 더 의미가 크다”며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를 우선하는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늘 경기는 여러 면에서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오타니가 모든 것을 정리해줬다. 역시 오타니답다”고 찬사를 보냈다.
다저스는 개막 8경기 중 무려 6경기를 역전승으로 가져가며 올 시즌도 가장 강력한 WS 후보임을 입증 중이다. 반면 애틀랜타는 개막 7연패라는 충격적인 부진 속에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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