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반전의 여성…연구하는 재미에 매력 느껴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배우 이영애가 32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과거 대학로 소극장 연극을 홍보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던 20대 풋풋했던 대학생이 중후한 매력으로 무장한 50대 여배우로 돌아온다.

이영애는 8일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에서 진행된 연극 ‘헤다 가블러’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연기할 ‘헤다 가블러’에 대해 “정답 없는 여자 같다”며 그를 통해 희열을 느낀다고 소개했다.

‘헤다 가블러’는 세계적인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헤다 가블러’를 원작으로, 억압된 시대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한 여성의 내면을 집요하고 섬세하게 파고든다.

그가 그려내야 하는 ‘헤다 가블러’는 아름다우면서도 냉소적이고, 지적이면서도 파괴적인 성격을 가진 여성이다. 그래서 ‘남자 햄릿’이라고도 불린다.

이처럼 한 인물의 성격이 극과 극을 오가기 때문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이영애는 “‘헤다 가블러’는 하나의 색깔을 가진 인물이 아니다. 기존 ‘헤다 가블러’의 색깔을 바꾸고 싶어 지금도 찾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준비 과정에서 그가 가장 연구하는 부분은 이영애만의 ‘헤더 가블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영애는 “더 밝은 모습이 있어야 다른 이면의 어두운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습 전부터 많은 버전의 ‘헤더 가블러’ 대본으로 스터디했다. 다양하게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그 에너지와 마음이 무대에서 잘 전달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아한 외모와 청순한 이미지로 많은 여성의 ‘워너비’로 꼽히고 있는 이영애다. 그런 그가 ‘헤더 가블러’를 통해 또 다른 ‘친절한 금자씨’로 변신한다.

이영애는 “연습하면서 희열을 느낀다. 평상시 못했던 것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나 또한 이런 모습이 있었냐고 생각한다. 새롭게 만들어가는 작업이 재미있고, 배우들, 창작진과 함께 캐릭터를 연구하고 논문을 보면서 공부하는 작업이 참 재밌다”며 “이 과정들을 통해 ‘헤다 가블러’의 색깔과 결이 넓어지고 두꺼워지는 것 같다. 새로운 모습을 알아가는 매력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영애가 20대 때부터 꿈의 무대로 꼽았던 연극 ‘헤다 가블러’는 5월7일부터 6월8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홀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