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직=김동영 기자] “(김)도영이도 긴장하나 봐요.”
KIA 변우혁(25)이 심상치 않다. ‘슈퍼스타’ 김도영(22)이 “뭔가 깨달은 것 같다”고 했을 정도다. 1루수 패트릭 위즈덤(34) 영입으로 ‘직격탄’을 맞았다고 했다. 실력으로 증명한다. ‘커리어 하이’ 쏠 기세다.
변우혁은 올시즌 10경기 나서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나성범과 함께 팀내 타점 1위다. 득점권 타율이 0.533에 달한다. 놀랍게도 홈런은 단 하나도 없다. 그래도 찬스가 걸리면 꼬박꼬박 불러들인다.

이범호 감독은 “변우혁 컨디션 좋아 보인다. 훈련 때도 좋은 감을 유지하려고 한다. 노력하는 모습이 좋다. 타격 태도도 변했다. 예전에는 홈런을 의식하는 스윙을 했다. 지금은 정확하게 치려 한다. 그게 먼저다”고 짚었다.
이어 “계속 (변)우혁이한테 한 말이기도 하다. 찬스에서 타점을 올리는 타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클러치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좋은 타자가 된다. 기회가 왔을 때 자꾸 쳐봐야 재미도 느낀다. 즐겁다. 더 잘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거포' 이미지가 있다. 신체조건부터 건장하다. 185㎝-100㎏이다. 한화 시절부터 '거포 유망주'라 했다. 뜻대로 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길을 찾은 듯하다.

이 감독은 “도영이가 우혁이한테 깨달았다는 말을 했다더라. 긴장하는 것 같다”며 웃은 후 “정확하게 치는 게 먼저다. 그런 의도 아니었겠나. 나도 해봤고, 다른 선배들도 마찬가지다. 안타 다음 홈런이 있는 거다. 홈런이 먼저가 아니다. 갈수록 성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3루 수비 얘기도 꺼냈다. “수비도 잘한다. 덩치에 비해 부드럽다. 송구도 괜찮다. 긴장을 안 하는 것 같다. 부상만 안 당하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다”고 짚었다.
이어 “도영이가 돌아와도, 오자마자 바로 잘하면 좋지만,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우혁이 힘이 필요하다. 위즈덤도 체력 소모가 있을 것이다. 또 우혁이가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루수로 나서고 있지만, 1루수 이미지가 강하다. 위즈덤이 오면서 주전 1루수를 예약했다. 지난시즌 69경기에서 타율 0.304, 5홈런 21타점, OPS 0.839를 찍으며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다. 졸지에 자리를 잃었다.
잘하면 어떻게든 쓰는 법이다. 지금 변우혁이 그렇다. 김도영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먼저 발생하기는 했다. 그렇지 않더라도 변우혁은 어떤 식이든 1군에서 모습을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잘하는데 안 쓰기도 어렵다. ‘커리어 하이’ 예약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