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박연준 기자] “다들 자신감이 생겼다.”

침묵하던 방망이가 드디어 터졌다. 한 경기만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SSG 이숭용(54) 감독은 타자들의 눈빛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2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T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첫 단추를 잘 끼운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타자들이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이날 경기도 집중해서 하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SG는 전날 KT를 상대로 17안타 11득점을 기록했다. 홈런만 네 방이다. 올시즌 가장 강력한 화력을 뽐냈다. 경기 전까지 팀 타율과 장타율 모두 최하위였던 타선이 단숨에 반전을 일궈냈다.

기대했던 ‘베테랑’부터 ‘젊은 타자’까지 모두 살아났다. 고명준은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한유섬은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조형우는 무려 4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 감독은 “누구 하나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다들 반가운 활약이다. 특히 해줘야 할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아줘 기쁘다”고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고명준의 4번 기용이다. 이 감독은 “최근 라인업을 구성할 때 고민을 많이 한다. 데이터도 참고하고, 컨디션도 살펴본다. (한)유섬이가 4번에서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 있었다”며 “그래서 고명준을 4번에 넣었고, 결과적으로 아주 잘 풀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명준에게도 사전에 이야기했다. 4번이든 5번이든 똑같이 생각하고 자기 플레이에 집중하라고 했다. 본인도 ‘부담 없이 하겠다’고 해서 믿고 기용했다”며 “찬스에서 꼭 고민한 타순에 타자가 서는 일이 많다. 전날엔 그런 부분에서 명준이가 완전히 자기 역할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고명준이 현재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이라고 봤다. “(고)명준이가 지금 분위기를 끌어주는 역할을 잘하고 있다. 한 명이 잘 풀리면 밑에 타선까지 살아난다. 그 흐름이 이제야 맞아 들어간다”고 말했다.

SSG는 전날 경기 전까지 리그 최하위 팀 타율(0.232), 장타율(0.308)을 기록하며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전날 한 경기로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이숭용 감독이 말한 ‘첫 단추’가 타선 전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