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베이스 도는데 정말 어색하더라.”
삼성 김성윤(26)이 기억에 남을 하루를 보냈다. 데뷔 첫 4안타 경기다. 홈런도 날렸다. 올시즌 1호. 무려 617일 만에 손맛을 봤다. 그리고 홈런을 치고 돌아오자 이진영(45) 코치가 ‘한마디’ 던졌다.
김성윤은 2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IA전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포함 4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날았다. 그야말로 ‘맹타’다.

덕분에 이날 삼성도 17-5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시즌 24경기, 타율 0.358, 1홈런 11타점, 출루율 0.411, 장타율 0.522, OPS 0.933을 기록하게 됐다. 득점권 타율은 0.474에 달한다. 커리어 하이를 다시 쓸 기세다.
4안타 경기는 데뷔 후 처음이다. 홈런도 2023년 8월16일 대구 LG전 이후 617일 만에 터뜨렸다.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우월 솔로포를 쐈다. 당연히 시즌 1호포다. 활짝 웃으며 베이스를 도는 모습이 보였다.

경기 후 김성윤을 만났다. 홈런 상황을 묻자 “솔직히 잘 맞았기 때문에, 파울 폴대 밖으로 나가지만 않으면 홈런이라고 직감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베이스 돌 때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었다. 아무런 플레이 없이 그냥 돈다는 게 너무 어색했다. 색다른 감정을 느꼈다. 매번 전력 질주하다가 4개 베이스를 천천히 뛰는 게 아주 어색했다. 물론 기분도 좋았다”며 웃었다.

한껏 신이 났는데 이진영 코치가 다가왔단다. “홈런 치고 돌아오자마자 이진영 코치님께서 ‘잊어버려라’ 하셨다”며 웃은 뒤 “내려놓으면서 다음 타석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재차 웃음을 보였다.
2024시즌 시련을 겪었다. 32경기, 타율 0.243, OPS 0.623에 그쳤다. 초반 부진하다가 감이 올라오는 시점에서 수비 도중 무릎을 다쳤다. 이게 5월이다. 9월 하순 복귀했다. 사실상 시즌이 통째로 날아간 셈이다.

다른 문제도 있었다. 스윙이다. 163㎝ 단신이지만, 파워가 있는 선수다. 장타 욕심이 났다. 자연스럽게 스윙이 커졌다. 이진영 코치가 붙잡았다. 콘택트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김성윤도 받아들였다. 2025년은 다른 선수가 됐다.
김성윤은 “결과에 대한 미련은 떨쳐내려 한다.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이진영 코치님께서 항상 콘택트를 강조하신다. 좌중간으로 타구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훈련 때부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프링캠프 때 이진영 코치님께서 ‘작년에 큰 실패를 맛보지 않았느냐. 올해는 구단에 큰소리 좀 쳐야 할 것 아니냐’고 했다. 내 방향은 콘택트라고 해주셨다. 그 마음 변치 않는다. 시즌 끝나고, 야구 은퇴할 때까지도 변하면 안 되는 마음가짐이다.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김성윤은 “야구장에서 이진영 코치님께서 항상 내 마음을 잡아주신다. 경기 때도 항상 도움을 많이 주신다.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항상 응원해주는 와이프와 가족들에게도 고맙다는 얘기 전하고 싶다”며 가족 사랑까지 드러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