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마침내 한화가 1위에 올랐다. 많은 이가 선발 힘이 컸다고 말한다. 실제로 위력을 뽐냈다. 그리고 막강 한화 선발 뒤에는 류현진(38)이 메이저리그(ML)에서부터 해온 ‘루틴’이 있다. 덕분에 선발진이 통째로 '훨훨' 난다.

한화가 9연전을 무사히 마쳤다. ‘만점’을 줄 만한 9연전 행보다. 우천 취소된 1일 LG전, 3일 KIA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서 승리했다. 4월26,27일 KT전 포함 9연승이다. 결국 개막 이후 내내 1위를 지키던 LG를 2위로 끌어내렸다.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엄상백-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맹활약했다.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선발 평균자책점 3.13이다. KT에 이은 리그 2위. 선발승은 20승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도 리그 1위.

결과가 좋으니 당연히 분위기 역시 좋다. 여기에 힘을 실어주는 게 하나 더 있다. 류현진이 준비한 루틴이다. 지난해 KBO리그에 복귀한 후 바로 진행했다고 한다. 올해까지 잘 이어지고 있다.

팀워크를 더욱 다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5명이 똘똘 뭉쳐 다닌다. 서로의 불펜피칭을 자세히 살핀다. 경기 시작 전에도 함께 몸을 푼다. 선발이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서 내려오면 모두가 달려 나가 격하게 반긴다.

류현진은 해당 루틴에 대해 “지난해부터 내가 먼저 얘기했다. 같이 옆에서 응원해 주면 아무래도 힘이 더 난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 그게 잘 지켜지고 있다. 토론토에 있을 때부터 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7일 대전 삼성전에서도 드러났다. 문동주가 초반 어려움을 딛고 6이닝 6안타 4사사구 8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를 적었다. 6회초 종료 후 폰세와 와이스가 더그아웃에 들어오는 문동주를 강하게 격려하는 모습이 잡혔다.

최근 흐름이 좋은 와이스도 루틴에 만족했다. 그는 “루틴이 우리 선발투수 모두에게 도움 된다고 생각한다. 동기부여도 된다. 그 과정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며 배운다. 피드백도 주고받으며 좋은 시너지를 낸다. 많은 힘을 얻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선발진 맏형의 권유로 루틴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서로가 발전하는 것을 느낀다. 심지어 성적까지 따라온다. 한화를 지탱하는 선발진이 상승세를 타는 이유인 셈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선발진의 무서운 기세가 끝까지 이어진다면 그토록 염원하는 가을야구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