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독립공원’, “근현대사 매우 중요한 유적들이 위치 ☞시대적 흐름에 따라 이어져 있어 도보로도 근현대사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매우 독특한 구조...”,
“역사 유적의 가치와 교훈을 재조명, 단순한 과거 역사 회고형으로부터 벗어나 국가 유산 미래지향적 활용의 뉴-패러다임 구축”.

[스포츠서울 | 글·사진 이상배 전문기자] 서울시 서대문구(구청장 이성헌)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서대문독립공원’ 일대를 ‘역사테마파크 성지’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3년 5월부터 정책자문단을 편성하여 기존 역사 유적의 가치와 교훈을 재조명하고, 단순한 과거 역사 회고형으로부터 벗어나 국가 유산 미래지향적 활용의 뉴-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서대문독립공원’에는 국가사적 제32호인 영은문 주초·제33호인 독립문·독립관(구 모화관)·서재필 박사 동상·제324호인 서대문형무소, 그리고 임시정부기념관 등 근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유적들이 있다. 이 유적들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이어져 있어 도보로도 근현대사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매우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간 이들 유적에 대한 역사적 가치에 대한 통합된 인식이 부족했고, 유적지 관리 주체도 제각각이라 운영에 일관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주차·편의시설 등의 인프라가 미비하여 부가가치 창출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번 사업은 단순히 과거를 되새기는 데서 나아가, 독립운동의 교훈을 되새기고 대한민국의 발전상까지 조망할 수 있는 역사교육의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독립문은 1897년에 건립된 것으로, 조선의 사대주의 청산과 자주독립의 의지를 상징하는 유물이다. 하지만 오늘날 이를 일본으로부터의 독립 기념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독립문의 역사적 맥락과 독립공원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이에 서대문구는 이 일대를 단순한 유적지가 아닌, 자주 독립국가로 나아가려는 국민적 염원과 시대정신이 집약된 성지로 조성하기 위해 예비역 장교들의 투철한 역사 안보 의식을 바탕으로 한 정책 자문을 통해, 장병 교육 및 청소년 역사 체험의 장으로 발전시키고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 유산 활용의 뉴-패러다임에 대한 많은 시민의 관심은 물론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의미있는 사업을 진행하는 ‘역사테마파크 성지’ 사업 추진단장인 김형수 예비역 장군이자, 현 광운대학교 교수로부터 사업의 배경과 취지, 추진 경과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인터뷰 내용은 (상)·(하)로 구분, 기획 시리즈로 보도하고자 한다.
① ‘역사테마파크 성지’ 사업 추진단에 대한 소개
김형수 예비역 장군 등 영관장교 출신 예비역 5명으로 편성되어 있으며, 주요 임무는 사업 관련 자료 수집, 국내 역사공원이나 테마파크 현장 답사와 조사 후 수집된 자료를 심층 분석, 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통해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공원 내 기존의 역사 유적의 시대적 상황이 애국심과 호국정신 함양 등 국가 안보적 관점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역사적 가치와 교훈을 재창출하여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며, 과거 회고형 운영방식에서 벗어나 국가 유산의 미래지향적 활용 패러다임을 발전시키고 있다.
독립문 지역과 서대문 형무소·임시정부 기념관 등의 3개 유적을 연결해서 근현대사의 역사적 사실을 흥미로우면서도 교훈적인 스토리텔링식 해설 콘텐츠를 개발하고 주차 및 숙박·편의시설 등 부대시설 건립방안을 마련하여 서대문독립공원 일대를 ‘자주 독립운동의 성지’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광복 80주년’과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6월 19일∼20일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서대문구 주요 단체장과 주민 대표 등 300명을 초청, 역사 학교를 운영하여 역사 유적의 가치 재인식과 서대문 구민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② ‘서대문독립문 지역’이 상대적으로 홍보가 미흡하다는 평가에 대한 견해?
현재 독립문은 우리나라 자주독립의 상징으로 건립되었음에도, 많은 시민이 이를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실제로 독립문 인근을 지나가는 시민 10명 중 7~8명은 정확한 역사적 맥락을 알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독립문이 조선 말기 청나라에 대한 사대주의를 청산하고 자주 외교를 선언한 역사적 배경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리는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연간 약 120만 명이 방문하는 대표적 역사 교육 장소로 자리 잡았지만, 독립문은 상대적으로 방문자가 적고 인지도가 낮은 실정이다. 독립문은 역사 유산의 가치가 ‘서대문형무소’나 ‘임시정부기념관’에 못지않은데도 서대문 형무소는 과거 회고형의 어두운 역사를 탐방하는 Dark Tourism 되고 있다.
하나의 사례를 들면, 본인이 이 사업을 연구하면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방문했는데 그날 마침 경남 창녕에서 견학하러 온 초등학생을 만나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본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너무 무섭고 끔찍해요”. “소름이 끼쳐요” 하면서 풀이 죽어 침체된 분위기였다. 그래서 제가 그 학생의 얼굴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 역사 유적지를 보고 침체된 기분으로 돌아갈 것이 아니고 선조들이 역경을 극복한 교훈을 체득하여 미래를 향한 꿈과 희망, 용기를 가지고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독립문 일대가 독립공원으로 최초 조성되었음에도, 그 의미와 상징성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부족했다. 독립문이 건립 중이던 1897년 5월, 많은 대중이 건립 취지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주변에 수목을 조성하고 쉼터를 마련하여 공원으로 꾸몄으며, 이는 탑골공원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공원으로 조성된 상징적 사례이다.
1896년 당시 서재필 박사가 주도한 독립신문에서는 “이에 새로 독립문을 짓고 그 안을 공원으로 꾸며 천추만세에 자주독립의 뜻을 전할지어다”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는 독립문의 역사적 위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이다. 그러나 후손인 우리는 그 뜻을 충분히 이어받지 못한 채 독립문의 존재 자체를 잘 모르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直視)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올바른 역사의식을 함양시키고자 ‘역사테마파크 성지’ 사업 추진단을 예비역 장교로 편성, 추진하게 되었다.

③ ‘서대문독립공원’ 내 역사 유적이 왜 소중한지?
‘서대문독립공원’은 단순한 역사적 장소가 아니라, 한반도 근현대사의 흥망성쇠를 상징적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국운이 융성했던 시기부터 쇠퇴와 침략, 저항과 독립, 그리고 오늘날의 민주주의 발전에 이르기까지의 역사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영은문·독립문·서대문형무소·임시정부기념관 등은 각기 다른 시기를 상징하면서도, 하나의 역사 흐름으로 연결된 이곳을 방문하는 시민과 청소년들이 자주독립의 의미와 대한민국 발전상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산 교육장 역할을 하고 있다.

④ 서대문독립공원은 어떤 국가적·국제적 가치가 있다고 보시는지?
한반도의 숙명적인 지정학적 여건에서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 간의 충돌 지점인 한반도에서 조선왕조가 겪은 중국(명·청)과 일본·러시아·미국·영국 등 유럽 열강들의 각축장이 된 외교, 국제 관계의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유적이 있어서 자주독립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다.
‘서대문독립공원’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과 외교사적 경험이 압축된 공간이며, 국력이 약할 때 외세의 개입과 분할 통치를 경험한 뼈아픈 교훈을 전달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변 강국들에 의해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할 점령될 뻔한 상황을 여러번 겪었다.
더불어, 한반도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점에서 이 지역의 역사 유적지에서 우리는 자주독립과 자강의 필요성을 되새기고 외세에 휘둘리지 않는 국가 전략과 국민 의식을 길러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서대문독립공원’은 단순한 유적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국민에게는 구국운동과 독립운동 정신을 되새기고, 국가적 자긍심과 자주국방, 자강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참여형 호국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또한 군 장병에게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군인의 사명감을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하고, 외국인 방문객에게는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안보의 역사와 성과를 알리는 소프트파워 외교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⑤ ‘서대문독립공원’ 성지화 사업이 군 장병에게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서대문독립공원’은 단순한 문화유산을 넘어, 조국을 수호하는 군 장병들에게 역사적 사명감과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상징적 공간이다.
이곳은 대한제국 수립을 알린 독립문, 일제 감시·탄압의 상징이 된 서대문형무소·임시정부의 활동상을 보여주는 기념관이 함께 모여 있어, 자주독립과 국가정체성 수호의 정신을 군 장병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장소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장병 교육은 단순한 역사 지식 전달이 아닌, 대한민국을 지켜낸 선열들의 희생과 용기를 되새기고, 오늘의 평화를 지키는 군인의 역할을 자각하게 하는데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미래 국방의 주역인 청년 장병들에게는 ‘우리가 지키는 국토가 어떤 역사를 품고 있는가?’ 를 깨닫게 하는 살아있는 역사 현장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
향후 이 공원을 기반으로 한 군 장병 대상의 역사 안보 교육·체험 프로그램·추모 의식 등은 국방교육과 병영문화의 질적 향상을 이끌 수 있으며, 국방부 차원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후속 인터뷰 내용은 (하) 편에 계속 이어진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