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그렇게 던질 수 있는데 왜…”

롯데 ‘왼손 유망주’ 김진욱(23)이 1군에 돌아왔다. 오자마자 실점했다. 그러나 김태형(58) 감독은 반색했다. ‘공’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김진욱은 올시즌 4선발로 시작했다. 초반 페이스가 좋았다. 4월 중순부터 급격히 처졌다. 4월13일 NC전 1.1이닝 6실점, 4월19일 삼성전 1.1이닝 7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결국 4월20일 1군에서 빠졌다.

퓨처스에서 계속 등판했으나 좋은 소식이 없다. 김태형 감독은 “자기 공을 못 던진다. 특히 속구를 자신 있게 던져야 한다. 못 믿으니까 피하게 된다. 일단 포심부터 제대로 던지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흘러 27일 1군에 올라왔다. ‘좋아져서’라기보다는 ‘마지못해’에 가깝다. 김 감독은 “계속 퓨처스에 그렇게 둘 수는 없다. 불펜으로 써보려고 올렸다”고 했다.

27일 삼성전에 바로 등판했다. 1이닝 3안타(1홈런) 무사사구 2삼진 3실점이다. 좋은 기록은 아니다. 그런데 사령탑은 웃었다.

김 감독은 “김진욱이 아주 베스트로 던졌다. 빗맞아서 안타가 나오기는 했다. 홈런은 아쉽지만, 그건 또 어쩔 수 없다. 퓨처스에서 ‘올라가면 있는 힘껏 던져보라’고 한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그렇게 던질 수 있는데 왜 그랬나 모르겠다. 진작 좀 그렇게 던지지”라며 웃은 후 “2군에 두면 계속 그 상태일 것 같아서 올렸는데, 자기 공 던졌다. 상황 봐서 선발로도 쓰겠다. 어쨌든 1군에서 활용해야 할 투수다”고 강조했다.

강릉고 에이스 출신 김진욱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데뷔 시즌부터 1군에서 뛰었다. 알을 깨지 못한 감은 있다. 올시즌 초반 드디어 선발로 자리를 잡나 했는데 또 흔들렸다.

뭔가 단단히 꼬였다. 그 꼬인 실타래도 결국 김진욱 스스로 풀어야 하는 법이다. 복귀전 등판이 계기가 될 수 있다. 시속 147~148㎞ 속구를 잇달아 뿌렸다. 감독 눈에 들었고, 다시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시즌 초반 모습을 되찾는다면, 롯데 선발 한 자리는 김진욱의 것이 된다. 김진욱이 살아나면 롯데도 3강 싸움에서 제대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올시즌 기록은 6경기 20.2이닝, 1승3패, 평균자책점 9.58이다. 초라하다면 초라한 기록. 그러나 김진욱의 2025시즌은 지금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