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30년, 한 길만 달려왔다. 그리고 오늘 라켓을 내려놓았다.
‘공격형 수비수’로 불리며 대한민국 위상을 높인 서효원(38)이 2025 프로탁구리그 예선전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탁구라는 작은 공에 인생을 걸었던 서효원의 아름다운 은퇴였다.
8살 꼬마가 라켓을 들고 처음 탁구대 앞에 섰던 그날 이후, 서효원은 단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세계를 상대로 스매싱을 날리며 한국 탁구의 위상을 높였다. 늘 낮게, 그러나 단단하게 버텼다. 수비수로서의 끈질김 위에 공격의 날을 세운 ‘공격형 수비수’. 그의 플레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는 인생의 교훈 같았다.
서효원은 2008년부터 한국마사회 유니폼을 입고 국내외 대회를 누볐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누구보다 믿음직한 버팀목이었다. 부상과 슬럼프, 그리고 수많은 세대교체의 파도를 마주하면서도 서효원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이제 홀가분하게 ‘여기까지’를 선언했다.

서효원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차분하고 담담하게 은퇴무대를 잘 마무리한 것 같다”며 “한국마사회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마지막까지 후회 없이 제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대표로, 또 마사회 선수로 뛸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현정화 감독님과 코치진, 그리고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 덕분에 행복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국마사회 탁구단을 이끌고 있는 현정화 감독은 “한국 여자탁구계의 맏언니이자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가 떠난다니 아쉽기도 하지만 제2의 탁구인생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효원 선수는 대한민국 탁구의 차세대 에이스를 육성하는 지도자로서 제2의 탁구인생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