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 컴퍼니·다크호스 등 콘텐츠 웹툰화

‘슬램덩크’ 한국 선행 서비스 플랫폼 시작

해외 애널리스트 “확실한 선두주자” 호평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네이버웹툰과 미국 본사 웹툰 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가 세계 주요 IP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은 물론 기존 틀을 과감하게 변환한 시도로 글로벌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13일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글로벌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어 전설의 일본 농구만화 ‘슬램덩크’를 한국 선행 서비스 플랫폼으로 게재했다.

이같이 자체 시장 확대한 네이버웹툰은 전통적인 만화·그래픽노블 독자층을 넘어 Z세대와 모바일 중심 이용자를 확보, 이들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협업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공신력을 갖췄다. 이는 수년간 구축해온 글로벌 웹툰 생태계와 두터운 이용자층이 협업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됐다.

최근 유명 IP를 세로 스크롤 포맷으로 재가공해 글로벌 플랫폼에 유통하는 전략을 선도하고 있다. 콘텐츠·포맷·기술·글로벌 팬덤 등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력을 축적하고 있다. 현재 10개 언어로 전 세계에 서비스하며, 미국·유럽·동남아 등지에서 Z세대 중심의 팬덤을 형성해 디즈니를 비롯한 글로벌 콘텐츠 기업에 매력적인 파트너로 꼽히고 있다.

특히 명작 만화·소설 IP들이 모바일 친화적 포맷인 ‘세로 스크롤 웹툰’으로 리포맷돼 새롭게 유통 중이다. 이는 IP의 생명을 연장하고, 팬덤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종이책 중심이었던 일본·미국 시장에서도 전통 만화 출판사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세로 스크롤 포맷에 주목하며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기생수’ ‘지옥락’ ‘촌구석 아저씨, 검성이 되다’ ‘강철의 연금술사’ 등은 컬러 스크롤 웹툰으로 재탄생해 네이버웹툰의 한국어·일본어·영어 서비스 등에서 연재 중이다.

북미에서는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주류 콘텐츠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메이저 시장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디즈니와 함께 약 100편에 달하는 시리즈를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플랫폼 ‘웹툰(WEBTOON)’의 영어 앱 내 신설되는 디즈니 전용관을 통해 순차 공개하기로 했다.

전통 코믹스 출판사 다크호스는 ‘위쳐’ ‘코라의 전설’ ‘크리티컬 롤’ 등 대표작 5종을 해당 영어 플랫폼에 공개할 예정이다. IDW 퍼블리싱는 ‘고질라’ ‘소닉 더 헤지혹’을 웹툰 포맷으로 리포맷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협업은 글로벌 콘텐츠 시장이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임을 대변한다. 미국 대중문화 매거진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디즈니 소비재 사업 부문 비즈니스 개발·신규 사업 총괄인 다니엘 핑크 수석부사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웹툰 독자층이 급격히 증가해 전통적인 만화 독자가 아닌 사람들까지 끌어들였다”며 “웹툰의 영어 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수백만 명에 달한다는 점이 디즈니에게 매력적이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디즈니는 웹툰업계의 여러 업체와 논의한 끝에 웹툰엔터테인먼트를 ‘확실한 선두주자’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파트너십에 대해 “웹툰에게 있어 대형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리서치 노트에서 “디즈니는 자사 IP의 유통에 매우 신중한 기업인데, 이 같은 디즈니의 선택은 웹툰 플랫폼의 가치를 입증하는 동시에, 기존에 도달하기 어려웠던 독자층과의 연결 고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버코어 리포트 역시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이미 한국과 일본에서 카테고리 리더임을 증명했다. 이제 디즈니 콘텐츠와 함께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도 카테고리를 선도하며 성장할 수 있다”며 “이번 협약은 회사와 주가 모두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파트너십 발표 직후 웹툰 엔터테인먼트(WBTN) 주가는 하루 만에 81%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약 1조3000억 원 증가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의 협업은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세로 스크롤 포맷과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파트너사의 IP를 전 세계에 선보이고, 글로벌 팬덤과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