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한국 축구 A대표팀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 태생 혼혈 선수’로 가세한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성공적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카스트로프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18분 김진규 대신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돼 추가시간까지 30분여 뛰었다.

3-4-3 포메이션에서 허리를 지킨 카스트로프는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안정적인 볼 터치, 배급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왕성하게 움직이며 2~3선 지역을 커버했다. 공격 상황에서는 빠르게 전진해 공격수와 숫자 싸움하는 장면도 몇 차례 보였다. 위험 지역에서 한 차례 반칙을 범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내년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플랜A로 검토하는 3-4-3 포메이션에서는 중앙 미드필더의 다채로운 역할이 필요하다. 공수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는데 카스트로프는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중원 파트너로 뛴 백승호(버밍엄시티)와 호흡도 좋았다. 공 소유 능력이 탁월한 황인범(페예노르트)이 합류하면 더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홍 감독도 카스트로프에 대해 “첫 경기였지만 나름대로 그동안 준비를 잘한 모습이 경기장에서 나왔다. 앞으로도 팀에 좋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칭찬했다.

카스트로프는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다. 지난달 국제축구연맹(FIFA)을 통해 독일축구협회에서 대한축구협회로 소속을 변경했다. 이번에 A매치 데뷔전까지 치렀다. 해외에서 태어나고 자란 혼혈 선수가 A대표팀에 발탁돼 경기까지 치른 건 처음이다.

그는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에서 뛰고 있다.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자원인 만큼 대표팀에 정착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월드컵까지 9개월여 시간이 있다. 기존 주력 요원과 호흡을 맞추는 시간을 늘리면 홍명보호의 핵심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