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글·사진 | 제천=원성윤 기자] “휴식이 필요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 충북 제천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웰니스 관광’ 도시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사색에 잠ㄱㄴ다. 그림 같은 자연 속에서 평온을 되찾는다. 맛깔스러운 향토 음식으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영혼의 안식과 육체의 활력을 동시에 찾는 여행객들에게 제천만 한 곳이 또 있을까. 특히 한국 천주교의 중요한 발자취가 담긴 ‘배론성지’와 천년의 역사를 품은 ‘의림지’ 코스는 제천 웰니스 여행의 백미로 손꼽힌다.
◇ 박해 속에서 피어난 믿음의 공동체, 배론성지를 가다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면에 위치한 배론성지는 한국 천주교 역사의 중요한 무대다. 박해를 피해 신자들이 모여들어 형성된 교우촌이자, 성 요셉 신학교가 세워져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교육이 이루어졌던 유서 깊은 곳이다.
‘배론’이라는 지명은 주변 지형이 배 밑바닥 모양과 같다고 하여 붙여졌다. 성지에 들어서면 붉은 벽돌로 지어진 대성당이 주변의 고즈넉한 산세와 조화를 이루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곳에서는 황사영이 토굴에 숨어 비단에 신앙의 자유를 호소하는 글을 썼던 ‘백서’ 사건의 현장과 한국의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의 묘소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방문객들은 잘 가꿔진 순례길을 따라 걸으며 역사의 흔적을 되짚어 보고 깊은 묵상과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 천년의 역사 품은 ‘의림지’와 제천의 건강한 맛


배론성지가 영혼의 쉼터라면, 의림지는 자연 속에서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다. 삼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의림지는 국내 최고(最古)의 저수지 중 하나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호수를 둘러싼 수백 년 수령의 소나무와 버드나무 숲 ‘제림’과 호수 위에 떠 있는 듯한 정자 ‘경호루’는 의림지의 대표적인 볼거리다. 방문객들은 호숫가를 산책하며 청정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의림지 역사박물관에 들르면 의림지의 축조 원리와 역사적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어 교육적인 효과도 크다.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축조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저수지로 본래 ‘임지’라 불렀다. 축조된 명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구전에는 신라 진흥왕 (540~575)때 악성 우륵이 용두산에 서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을 막아 둑을 만든 것이 이 못의 시초라 전해진다.
◇ 해설사와 함께 걷는 맛집 순례, 제천 ‘가스트로 투어’



제천의 건강한 특산물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예로부터 약초의 고장으로 유명했던 만큼, 이를 활용한 건강식이 발달했다. 그중에서도 숯불에 구워낸 오리고기는 기름기가 적고 담백하며 쫄깃한 식감으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메뉴다. 신선한 채소를 곁들인 오리고기는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고 원기를 북돋는 훌륭한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가스트로 투어’ 역시 제천의 매력적인 미식 여행 코스다. 위(胃)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가스트로(gastro)’와 여행(tour)을 합친 말로, 해설사와 함께 제천 도심을 걸으며 최고의 맛집들을 순례하는 프로그램이다. 치유의 도시 제천의 특색을 살려 덩실분식, 마당갈비, 빨간오뎅, 대장금식당, 오디향, 제천맥주 등 건강하고 다채로운 음식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제천의 숨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투어는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약 2시간이 소요된다. 4인 이상 예약 시 출발하며, 최대 15인까지 참여할 수 있다. 참가 비용은 시내권 코스 1인 2만 6000원, 의림지권 코스 1인 2만 7500원이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