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이렇게까지 ‘핫(hot)’ 할지 몰랐다. 우주소녀 다영이 9년 만의 솔로 데뷔와 동시에 가요계를 강타했다.

최근 발표된 다영의 첫 번째 디지털 싱글 ‘고나 러브 미, 라이트?(gonna love me, right?)’는 다영이 솔로 아티스트로서 본격적인 스펙트럼 확장에 나서는 앨범이다. 2016년 우주소녀로 데뷔한 뒤 무려 9년 만에 솔로 작품을 내놓으며, 그동안 감춰뒀던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대중 앞에 드러냈다.

이번 솔로 데뷔는 그야말로 ‘깜짝 뉴스’였다. 대대적인 프로모션 활동도 없이 앨범 공개 4일 전에 기습적으로 발표됐다. 비주얼도 파격적이었다. 우주소녀 시절의 이미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을린 피부에 탈색 헤어, 복근을 드러낸 스타일링까지, 지난 9년간 우주소녀와 유닛 쪼꼬미로 보여준 귀여운 모습 대신 한층 성숙하고 과감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다영은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이번 솔로 데뷔는 단순히 앨범을 내는 게 아니라, 아티스트 다영의 색을 제대로 보여주는 무대”라며 “음악 작업부터 스타일링, 퍼포먼스, 무대 연출까지 새로운 것에 많은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무대는 기대 이상이었다. 댄스 장르의 타이틀곡 ‘보디(body)’는 심플하면서도 매혹적인 멜로디에 중독성 높은 후렴구를 장착해 듣자마자 흥얼거리게 되는 매력을 지녔다. 여기에 우주소녀 리드보컬다운 다영의 탄탄한 보컬과 파워풀한 안무까지 어우러지며, 음악, 가창력, 퍼포먼스까지 삼박자가 시너지를 냈다. 온라인에서는 ‘괜히 10년차 가수가 아니다’ ‘다영을 다시 봤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성과도 예상을 뛰어넘었다. ‘보디’는 멜론 톱100과 일간 차트까지 진입하며 우주소녀 팬덤을 넘어선 대중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앨범 발표 14일 만에 SBS funE ‘더쇼’에서 음악방송 첫 1위 트로피도 거머쥐며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외신 반응도 뜨겁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다영은 이번 앨범을 통해 ‘솔로 다영’이라는 페르소나를 만들며 팝 록스타의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소개했다. 영국 음악 전문 매거진 NME는 “‘진정한 자아’에 대한 대담하고 자신감 넘치며, 생생한 탐구”라고 평가했고, 미국 방송국 폭스13 시애틀은 “다영의 솔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중요한 작품”이라고 짚었다.

이번 앨범의 성공은 다영의 주체적인 가치관이 밑바탕이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영은 “담고 싶었던 메시지는 자신감과 사랑”이라며 “‘날 사랑해 줄 거지? 그렇지?’ 묻는 동시에 ‘넌 날 사랑하게 될 거야!’ 당당하게 말하는 앨범이다. 작업을 통해 제 자신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었고, 듣는 분들도 자신을 더 사랑하고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질 수 있길 바랐다”고 말했다.

데뷔는 이미 성공적이다. 앞으로 다영이 솔로 아티스트로서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된다. 특히 다영의 파격적인 변신이 ‘원조 디바’ 엄정화, ‘슈퍼스타’ 이효리가 걸어온 길을 떠올리게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효리가 청순 콘셉트의 핑클 시절을 지나 ‘텐 미닛’으로 단숨에 섹시 아이콘으로 떠올랐듯, 다영 역시 우주소녀 시절과 정반대의 이미지로 ‘핫걸’ 계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다영은 “제 진심과 용기를 가득 담았기 때문에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라며 “팬들과 대중에게 ‘다영한테 이런 모습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앨범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