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춘천=원성윤 기자] 테마파크 여행에서 호텔은 흔히 ‘잠만 자는 곳’으로 여겨진다. 하루 종일 파크에서 쏟아부은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다음 날의 여정을 준비하는, 기능적인 휴식의 공간. 하지만 춘천 레고랜드 호텔은 이러한 통념을 완전히 깨뜨리며 ‘숙박’의 개념을 ‘놀이의 확장’으로 재정의한다. 이곳은 단순한 숙박 시설이 아닌, 파크의 즐거움이 24시간 이어지는 또 하나의 ‘어트랙션’이자,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거대한 놀이터다.

그 마법은 호텔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체크인을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 대신, 아이들은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레고 브릭 풀에 환호성을 지르며 뛰어든다. 수만 개의 브릭이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는 호텔 전체를 아이들의 활기로 가득 채운다. 압권은 단연 객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다. 문이 닫히고 잠시 정적이 흐르는가 싶더니, 화려한 미러볼 조명과 신나는 디스코 음악이 터져 나오며 엘리베이터는 순식간에 짜릿한 ‘파티장’으로 변신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이 깜짝 이벤트는, 이동하는 짧은 순간마저 지루할 틈을 주지 않겠다는 호텔의 유쾌한 선언처럼 느껴진다.

객실은 이러한 경험의 정점이다. 킹덤, 닌자고, 파이러트 등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테마로 꾸며진 객실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 세계를 구현한다. 객실에는 레고로 만든 용, 부엉이 등이 붙어있고, 카펫에는 테마에 맞는 문양이 새겨져 있다. 특히 어른들의 침실과 완벽히 분리된 아이들만의 2층 침대 공간은 환상적이다. 자신만의 TV와 놀이 공간을 갖춘 이 아늑한 아지트는 아이들에게 독립심과 모험심을 심어준다.

객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보물찾기’다. 아이들은 객실 곳곳에 숨겨진 퀴즈를 풀어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마침내 문이 열리면 깜짝 레고 선물이 기다린다. 호텔 방 안에서 펼쳐지는 이 작은 이벤트는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성취감과 즐거움을 선사하며, 이 방이 단순한 잠자리가 아닌 모험의 일부임을 각인시킨다.

이처럼 레고랜드 호텔은 호텔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테마파크로서 기능한다. 2층의 실내 놀이터 ‘어드벤처 플레이’와 레고 전문가와 함께하는 ‘창의력 워크숍’은 궂은 날씨나 파크 폐장 이후에도 아이들의 즐거움이 계속되게 만든다. 결국 레고랜드 호텔의 성공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까?’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정직하고 창의적인 답변이다. 잠드는 순간까지 마법 같은 경험을 선사하는 이곳이 단순한 ‘호텔’을 넘어, 여행의 ‘목적지’가 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