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몰디브=원성윤 기자]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고, 다시 모터보트에 몸을 싣고 한 시간을 더 달려야만 닿을 수 있는 곳. 누군가는 시작부터 고개를 저을지도 모를 이 고된 여정의 끝에,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게 할 어른들만의 파라다이스가 숨어있었다. 몰디브 최남단에 자리한 로빈슨 클럽(Robinson Club Maldives)은 그 험난한 접근성마저 기꺼이 감수하게 할 만큼, 압도적인 자연과 짜릿한 자유, 그리고 따스한 사람의 온기를 동시에 품고 있는 곳이었다.

3박 5일은 짧지만 강렬했다. 인천공항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경유, 몰디브의 수도 말레 국제공항에 내렸다. 다시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고 카드헤두(Kaadedhdhoo) 공항에 도착하면서 비로소 끝을 향해 달려갔다. 꼬박 하루가 걸린 비행의 피로가 몰려올 때쯤, 눈앞에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와 코발트블루 하늘의 강렬한 대비는 낯선 여행자를 향한 가장 황홀한 환영 인사였다. 그 순간, 긴 여정의 모든 고단함은 보상받고도 남았다.

로빈슨 클럽에서의 시간은 완벽한 휴식과 짜릿한 액티비티의 조화로 채워졌다. 아침에는 해변에서 진행되는 요가 클래스로 몸을 깨우고, 낮에는 요즘 유행하는 스포츠인 빠델(Padel)을 즐기며 땀을 흘렸다. 이곳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단연 바다였다. 스노클링 장비만 챙겨도 형형색색의 열대어 떼를 만날 수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경험은 단연 스쿠버 다이빙이었다. 투명한 바닷속으로 몸을 던진 순간, 그곳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햇살이 수면을 뚫고 들어와 산호초를 비추는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니모와 도리, 심지어 아기 상어까지 눈앞에서 유영하는 모습은 마치 거대한 수족관의 주인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성인 전용 리조트답게, 해가 진 뒤의 로빈슨 클럽은 한층 더 뜨거운 에너지를 뿜어냈다. 저녁 무렵, 온통 붉게 물드는 하늘을 배경으로 즐기는 선셋 칵테일이 낭만적인 밤의 서막을 열면, 메인 풀과 해변은 거대한 파티장으로 변신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직원들의 모습이었다. 낮 동안 환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던 그들은, 밤이 되자 파티의 주인공이 되어 함께 춤을 추고 물장구를 치며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손님과 직원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친구가 되는 그 순간은 로빈슨 클럽만의 특별한 매력이었다.

이곳이 수많은 여행자들로부터 ‘지상낙원’이라는 압도적인 찬사를 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세계적인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상위 1% 리조트에게만 주어지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어워즈를 수상한 것이 그 증거다.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을 넘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직원들의 환대와 세심한 서비스가 더해져 이곳을 진정한 유토피아로 완성시킨다.

돌아오는 길은 갈 때만큼이나 길고 고됐다. 하지만 지난 4일간 온몸으로 느꼈던 몰디브의 공기, 수중 세계의 신비, 그리고 유쾌했던 파티의 기억은 그 모든 수고를 기꺼이 감내하게 했다. 그곳에는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았던 가장 순수한 자연과 구속 없는 자유,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과의 교감이 공존하고 있었다. 고된 여정마저 기꺼이 즐거운 추억의 일부가 되는 곳, 로빈슨 클럽은 그런 곳이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