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찾던 조각 ‘한 번에’

‘리드오프+유격수’ 해결

‘리그 최고 수비 유격수’ 값어치

80억원? 정확한 투자였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두산이 80억원을 태운 이유가 있다. 지난시즌 내내 흔들리던 테이블세터 문제를 단숨에 해결했다. 동시에 ‘전문 유격수’라는 가장 확실한 자리를 메웠다. 박찬호(30)가 어마어마한 금액을 받은 이유다.

두산은 박찬호와 프리에이전트(FA)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 50억·연봉 28억·인센티브 2억)에 계약을 맺었다. 김원형 신임 감독 부임 이후 가장 첫 번째 전력 보강이다. 또 이번 FA 시장의 첫 계약이다.

두산이 이처럼 빠르게 움직인 이유가 있다. 올시즌 두산은 테이블세터 불안에 계속 시달렸다. 스포츠투아이 데이터에 따르면 두산에서 2번 타순 출전 1위는 외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34경기)였다. 반대로 3번 타순 출전 역시 케이브(73경기)가 가장 많았다. 한 시즌 내내 ‘제 역할을 맡은 2번 타자’를 찾지 못했던 두산인 셈이다.

박찬호는 KIA에서 줄곧 리드오프를 맡았다. 올시즌 출전한 134경기에서 1번으로 70경기, 2번으로는 54경기를 소화했다. 두산이 그토록 갈망하던 2번 역할을 맡을 선수다.

유격수 포지션에서도 박찬호는 확실한 카드다. 올시즌 두산 유격수 출전 1위는 이유찬(67경기)이었다. 타격이 준수하지 못했다. 올시즌 타율 0.242, OPS 0.618에 그쳤다. 안정적 주전 유격수라 보기 어렵다.

반면 박찬호는 통산 1088경기 중 994경기를 유격수로 출전(91.4%)한 전문 유격수다. 최근 5년간 유격수 소화이닝 1위(5481이닝), 골든글러브·수비상 수상 등 리그 최고 레벨의 수비력을 입증했다.

두산 관계자도 영입에 만족스러운 모양새다. “수비력·내구성 모두 리그 최고다. 젊은 내야진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다. 리드오프 역할도 가능해 팀 전체 리듬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80억원이라는 값어치를 한다. 제값을 해낼 수 있는 선수다. 박찬호 역시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두산 야구를 보며 꿈을 키웠다. 그 유니폼을 입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야구의 모토는 ‘허슬’이었다. 지금까지 해온 플레이가 두산의 상징인 ‘허슬두’와 어울릴 것으로 생각한다.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힘줘 말했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