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쿄=이승록 기자] ‘이게 도쿄돔이야, EDM 클럽이야?’

르세라핌(LE SSERAFIM)이 도쿄돔을 정복했다. 이들은 18, 19일 양일간 일본 도쿄돔에서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약 8만 명의 피어나(FEARNOT, 팬덤)와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현장을 광란의 분위기로 장식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2022년 5월 데뷔한 르세라핌이 3년 6개월 만에 ‘꿈의 무대’ 도쿄돔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도쿄돔은 웬만한 인기가 아니면 설 수 없는 상징적인 공연장으로, 현지 아티스트들에게도 최고의 목표로 여겨진다.

실제로 둘째 날 공연인 19일 오후 도쿄돔 주변에는 공연 수시간 전부터 팬들이 몰렸다. 평일 오후 공연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수많은 팬들이 운집하며 공연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조차 어렵게 만들었다. 인근 편의점에서는 스포츠 닛폰, 데일리 스포츠, 닛칸스포츠, 스포츠 호치, 산케이 스포츠 등 일본 5대 스포츠지의 르세라핌 특별판을 판매해 팬들의 구매 행렬도 이어졌다.

르세라핌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어릴 적부터 품고 있던 도쿄돔의 꿈이 비로소 실현됐다며, 약 3시간 동안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

완벽한 부활이었다. 첫 월드투어 ‘이지 크레이지 핫(EASY CRAZY HOT)’의 피날레인 이번 앙코르 콘서트는 르세라핌의 서사를 무대 위에서 재현한 공연이었다. ‘핫’ ‘이지’ ‘크레이지’에 이어 ‘아임 버닝 핫 리바이벌(I’m Burning hot REVIVAL)’ 섹션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태생이 ‘불’이었던 르세라핌이 다시 한번 불길 속에서 새롭게 태어났음을 의미했다.

‘이렇게 히트곡이 많았었나?’ 싶을 정도였다. ‘핫(HOT)’ ‘이지(EASY)’ ‘크레이지(CRAZY)’ ‘언포기븐(UNFORGIVEN)’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 ‘컴 오버(Come Over)’ 등의 인기 곡들이 피어나의 떼창과 함께 쉴 새 없이 도쿄돔을 채웠다.

부활의 정점은 최신곡 ‘스파게티(SPAGHETTI)’였다. 빌보드 메인 차트 ‘핫100’에서 50위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인기를 입증한 이곡은 이날 공연에서도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함성이 쏟아지며 도쿄돔을 흔들었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격렬한 댄스 브레이크를 도입해 ‘스파게티’ 도쿄돔 버전만의 뜨거운 맛을 선보였다.

하이라이트는 콘서트의 마지막 ‘앙앙코르(EN-ENCORE)’ 때였다. 앙코르 무대까지 마치고 무대 뒤로 돌아갔던 르세라핌이 다시 등장한 것. 이들은 선글라스를 쓰고 탬버린까지 든 채 나타나 EDM 버전으로 편곡한 ‘크레이지’를 틀고 도쿄돔 곳곳을 누비며 팬들과 춤추며, 뜨거운 열기 속에 첫 도쿄돔 콘서트의 대미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