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도쿄=이승록 기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에게 도쿄돔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멈춰있던 꿈이 다시 시작된 장소이기 때문이다.

르세라핌은 19일 일본 도쿄돔 콘서트 이틀 째 공연을 앞두고 대기실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데뷔 때부터 꿈꿔온 무대라 뜻깊다”며 “저희가 열심히 해서 도쿄돔에 온 것보다는 피어나(팬덤) 분들이 보내준 무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르세라핌은 18, 19일 양일간 도쿄돔 콘서트를 개최하고 약 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김채원은 “첫 공연 때 정말 많은 피어나 분들이 객석을 채워준 것을 보고 너무 깜짝 놀랐다”며 “피어나 덕분에 저희가 도쿄돔 콘서트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이번 공연은 이틀 내내 3시간 넘게 진행됐다. 스물여섯 곡을 쏟아낼 만큼 르세라핌이 가진 모든 것을 꺼내 보인 공연이었다. 사쿠라는 “2년 전 시상식으로 도쿄돔에 왔을 때 ‘여기에 피어나만 있으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는데, 2년 후에 그 꿈이 이뤄졌다”며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르세라핌과 피어나만의 공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흥분도 되고 감동도 받았다”고 고백했다.

사쿠라와 함께 일본인 멤버인 카즈하에게도 각별한 장소다. “도쿄돔이라는 곳이 정말 멀리 있는 존재 같았다”는 카즈하는 “멤버들 그리고 항상 응원해주는 피어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모든 분들이 재미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앞서 르세라핌은 도쿄돔 공연 소식을 팬들에게 발표하며 멤버 전원이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만큼 북받치는 감정이 컸다.
홍은채는 “무대에서 다 같이 울었던 건 그날이 처음”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다섯 명 모두에게 꿈처럼 마음 한구석에 있던 곳인데, ‘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 너무 간절하게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결국 우리가 해냈구나’ 하고, 팬분들 앞에서 여러 감정의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공교롭게도 그 감정은 이날 공연까지 이어졌다. 도쿄돔 콘서트 소회를 밝히던 도중 또 다시 멤버들의 눈물이 터졌다.
허윤진은 도쿄돔 소식이 “사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제게는 한 줄기 빛 같은 희망이었다”며 “마치 ‘부끄럽지 않아도 돼, 너의 열정은 유효해, 꿈꿔도 돼’라고 말하는 위로 같이 들렸다”고 말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 이겨낼 거고, 피어나와 함께 아주 특별한 자리에 있는 저희의 모습을 상상하며 힘을 냈다”는 것.
그러면서 허윤진은 ‘핫(HOT)’ 무대 때 자신들이 도쿄돔 한복판에 서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피어나에게 하는 어떤 선언 같이 느껴졌다”며 “‘우리가 다 이겨내고 아직 뜨겁습니다. 앞으로도 뜨겁습니다’라고 말하는 선언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놓으며 펑펑 울었다. roku@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