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두산 등번호는 7번

기존 7번 주인 이교훈이 양보

명품 가방 선물 예고

[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이)교훈아 300만원이다.”

박찬호(30)가 두산에서 등번호 7번을 달게 됐다. 원래 주인이 있는 번호다. 이교훈의 번호다. 후배가 선뜻 번호를 양보한 것. 이에 선배도 화답했다. 명품 가방을 선물로 주려고 한다.

2026시즌 프리에이전트(FA) 1호 계약자 박찬호. 시장 개장 9일 만에 나온 첫 계약이었다. 더욱이 4년 총액 80억원으로 규모도 상당했다. 여러모로 많은 관심이 쏠렸다. 또 하나 관심을 끈 부분이 있다. 바로 박찬호가 달게 될 등번호다.

2014년 데뷔 당시 박찬호 등번호는 46번이었다. 이후 4번과 25번으로 그라운드를 누볐고, 2022년부터 1번을 달았다. 1번을 단 2022년부터 타격 지표가 확 성장했다. 처음으로 2할7푼대 타율을 기록했고, 이듬해 3할타자가 됐다. 그렇기에 본인에게도 의미가 큰 번호는 사실 1번이다.

그런데 두산에는 박치국이 1번을 달고 있다. 애초 박치국은 박찬호에게 등번호 양보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치국에게도 의미가 컸을 번호. 생각만큼은 쉽지는 않았을 결정이다. 결국 박찬호는 1번을 달지 않기로 했다.

박찬호는 “그래도 내가 야구를 잘한다고 할 수 있는 게 10년 중 4년이다. 그 4년을 1번과 함께했다. 그래서 애착이 많이 가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박)치국이가 FA를 앞둔 중요한 해다. 그런 게 아니면 더 부탁했을 텐데, 그럴 수가 없겠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치국이가 준다고 했다. 사실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처음 통화할 때 ‘드려야죠’라고 하더라. 끊을 때 ‘혹시 마음 바뀌면 다시 전화해’라고 했는데, 3분이 안 걸렸던 것 같다. 3분 후에 ‘죄송하다. 못 바꿀 것 같다’고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박찬호는 1번이 아닌 7번을 달게 됐다. 7번도 주인이 있다. 이교훈이다. 이교훈과 협상에서는 원만한 합의(?)를 끌어냈다. 대가는 명품 가방이다. 금액은 300만원 선을 생각한다.

박찬호는 “사실 와이프에게 혼났다. ‘명품 가방 기준이 어디냐’고 하더라. 따지고 보면 명품 가방이 1000만원까지도 하지 않나. 그래서 교훈이 그런 애 아닐 거라고 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여기서 딱 말하겠다. 300만원 선이면 오케이”라며 웃었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