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배우 서유정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신종 사기를 당한 과정을 공개했다. 총 274만 원을 송금한 뒤에야 사기임을 확인했고, 현재 정식 신고 후 수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사건 구조가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짜 쇼핑몰·가상계좌 입금 유도형’의 전형적 패턴이었다.

서유정은 지난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려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1년 전에 88만 원에 올려둔 장지갑이 있었다. 아무리 끌어올려도 안 팔리던 물건인데 갑자기 연락이 온 거다”라며 시작을 회상했다.

문제는 구매 희망자가 처음엔 업무용 번호, 이후엔 개인 번호를 공유하며 신뢰를 쌓는 방식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서유정은 크게 의심 없이 대응했고 이후 사기 수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상대는 “앱에서 결제하지 말고 자기 사이트에서 포인트로 결제하자”는 제안을 했다. 사이트에 물건을 다시 등록하면 본인 계정의 포인트로 결제하고, 서유정은 그 금액을 현금으로 출금하면 된다는 설명이었다.

사이트는 일반 쇼핑몰처럼 꾸며져 있어 의심이 덜해졌다고 그는 말했다.

문제의 핵심은 ‘출금 단계’였다. 판매 완료 후 출금 신청까지 했지만,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 “첫 거래 고객에게 10% 포인트 추가 지급”이라는 문구가 뜨며 88만 원이 96만 원으로 늘어난다는 안내까지 있었다. 하지만 이후부터 사기범은 계좌 입력 오류를 이유로 출금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가상계좌 입금 요구가 시작됐다.

사기범은 “우리가 제공하는 가상계좌에 먼저 88만 원을 넣어야 정산이 가능하다”고 했고, 서유정은 이를 믿고 그대로 입금했다. 이후 “수수료를 정확히 맞춰야 한다”며 88만1000원을 한 번 더 요구했다.

서유정은 “내가 왜 또 넣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뭐에 씌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다시 추가 입금 요구가 이어지자 서유정은 잠시 멈춰 해당 사이트를 검색했고, 아무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사기임을 직감했다고 한다.

이후 은행과 경찰에 연락했지만, 이는 보이스피싱이 아닌 신종 사기 유형이라 출금 정지가 쉽지 않다는 안내를 받았다.

사기범에게 환불을 요구하자 “정신 차리세요 제발”, “한글 공부 좀 하세요” 같은 비아냥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총 송금액은 274만 원이었다. 신고 과정도 쉽지 않았다며 “신고하는 데만 거의 한 시간 반이 걸렸다”고 토로했다.

그가 사기 정보를 공유 사이트에 글을 올리자 비슷한 피해자들의 연락이 이어졌다.

“당근에서 250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팔 뻔했다가 멈춘 사람”, “유효기간 지난 백화점 상품권을 대량 구매해 피해 본 사람” 등 방식은 다르지만 구조는 비슷했다.

서유정은 “어떤 사람은 200만 원, 어떤 사람은 30만 원을 잃었다더라. 금액 크다고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에겐 30만 원도 생활비·아이 학원비일 수 있다”며 “남의 돈을 속여 빼앗는 건 다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우리 집 건물에 보이스피싱 경고 스티커가 그렇게 많이 붙어 있었는데, 당하고 나서야 제대로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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