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임재청 기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 제25대 회장 선거에 출마한 작곡가 김형석 측이 이른바 ‘이마트·AI 음악 의혹’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가 전면 왜곡된 허위 보도”라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매장음악 계약과 임대료, AI 음악 사업까지 논란이 확산되며 선거를 앞둔 협회 안팎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매일신문은 최근 보도를 통해 김형석이 운영하는 케이노트가 약 10여 년 전 한 대형 유통업체(A사)에 음원을 공급해 약 4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과정에서 A사가 음저협과 맺었던 기존 음원이용 계약을 해지했다고 전했다. 또한 2016~2023년 사이 김형석이 A사 소유 건물에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사무실을 사용했고, 그 대가로 연간 음원 제작 및 매장 음악 50곡 무상 제공이 합의됐다는 내용도 제기했다. 매일신문은 이러한 정황을 근거로 “음저협 등록 대중음악 대신 케이노트 음원이 대체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형석 선거캠프는 공식 성명을 내고 “보도 내용은 시간적 사실관계부터 계약의 성격까지 왜곡된 주장”이라고 전면 반박했다. 쟁점의 핵심은 A사의 음저협 계약 해지 시점과 케이노트와의 첫 계약 시점이다. 매일신문은 케이노트와의 계약을 2011년 말로 설명한 반면, 김형석 캠프는 “A사의 음저협 계약 해지는 2012년 4월이며, 후보와의 첫 계약은 그 이후 시점”이라며 “음저협 계약 해지의 원인이 될 구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임대료 및 음원 제공과 관련한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캠프는 “임대료 산정에는 광고용 음원 제작 등 기술 제공이 포함된 정상적인 상거래였다”며 “계약서 전체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해당 음원이 “마트 안내 방송·기업 로고송 등 비신탁 목적의 업무용 기능음”이라며 “협회 재원과 연결되는 대중음악 영역과는 구조적으로 분리돼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김형석이 AI 기반 음악 서비스와 협업한 사실이 일부에서 논란으로 제기된 데 대해서도 캠프는 “특정 기업에 AI 음악을 납품했다거나 저작권 시장을 위축시켰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AI 음악 관련 계약이나 실제 활용 범위는 외부에 공개된 자료가 없어, 이 부분 역시 명확한 사실 판단이 어려운 상태다.

다만 매일신문 보도와 김형석 캠프의 해명이 계약 시점과 구조 등 핵심 지점을 두고 상반된 내용을 담고 있어, 관련 공방은 언론중재위원회 조정과 민·형사 소송 등 법적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형석 캠프는 “선거를 앞두고 10년 전 정상적·합법적 사업을 비리처럼 왜곡하는 것은 명백한 흑색선전”이라며 “정정보도 청구와 언론중재위 제소, 법적 책임 추궁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석은 ‘사랑이라는 이유로’, ‘내게 오는 길’, ‘나였으면’ 등 다수의 히트곡을 만든 프로듀서로, 음저협에 등록된 작품만 약 1400곡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AI·매장음악 관련 사업에도 참여하며, 이번 회장 선거에서는 저작권 징수 체계 개선, 협회 운영 투명성 강화, AI 시대 저작권 정책 정비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제25대 음저협 회장 선거는 오는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에서 열리며, 김형석 후보는 이시하 후보와 양자 대결을 펼친다. 이번 논란이 선거 판세와 회원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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