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바이오, 건기식 등 헬스푸드 산업 리포트

[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은 감염병 및 저소득층 중심 질환 치료제 연구개발(R&D)에서 철수하거나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최근 한 외신이 전했다. 2023년에는 C형 간염, 결핵 등 일부 전통 감염병 치료제 연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상업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R&D에서 감염병 카테고리를 축소한 것이다.

이는 ‘글로벌 남부(Global South)’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부담을 안고 있는 많은 감염병이 시장 논리에 의해 간과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제약사가 유망 치료 후보물질을 확보했음에도 수익성 부족으로 개발을 중단한 상황과 맥을 같이한다. 알맞은 임상 결과를 확보했다고 해도 저소득 국가 의 질환이라는 이유로 추가적인 투자를 중단하는 것이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를 ‘시장 메커니즘에만 맡겨진 제약 R&D의 실패 사례’로 지적한다. 민간 제약회사는 기술적 잠재력이 있어도 전통적인 수익 모델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는 것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큰 부담을 일으키는 감염병의 경우, 환자 당 치료비 지불 능력이 낮아 약가 책정이나 시장 규모의 매력도가 떨어져 R&D가 위축된다.

글로벌 공공보건 공동체 역시 이러한 문제를 오랫동안 지적해 왔다. WHO, 비영리연구단체, 국제기구 등은 제약사들이 시장성만을 기준으로 R&D 전략을 결정할 경우, 사회적 필요도가 높은 치료제가 시장에 나오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해왔다. 특히 열대성 감염병의 경우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체계적으로 부족하여 공공 재원과 국제 협력을 통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재차 강조되고 있다.

댕기열(Dengue fever)은 대표적인 열대 감염병으로, 매년 수억 건의 감염이 보고되지만 치료제 개발은 제한적이다. 최근까지도 효과적인 치료제가 상용화되지 않았고, 백신조차 일부 제한적 사용에 머물러 있다. 이는 많은 제약사가 높은 개발비용과 낮은 수익성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주저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열대성 감염병이 비응수 지역까지 확산될 위험이 증가하면서, 공공보건 관점에서의 대응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WHO를 비롯한 국제기구는 공공 재원 확대, 국제 협력 강화, 공공·민간 파트너십 확립 등을 통해 감염병 관련 R&D 격차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정책적 인센티브 같은 장치를 통해 제약사의 관심을 유도하려는 시도도 있지만, 그 효과는 미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gregor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