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팀의 핵심 타자 송성문이 메이저리그로 향한다. 전력 손실은 분명 크다. 그러나 구단에 남는 것도 있다. 바로 이적료다.
MLB닷컴은 2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송성문과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계약 조건은 3년 1300만 달러로 알려진다. 아직 공식 발표와 메디컬 테스트가 남아 있지만, 사실상 계약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분위기다.
이 계약이 확정되면 키움은 포스팅 시스템에 따라 이적료를 받는다. 현행 규정상 총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원 소속 구단은 보장액의 20퍼센트를 이적료로 수령한다. 송성문의 계약이 전액 보장이라는 전제하에 키움이 받게 될 금액은 260만 달러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38억 원이다.
키움 입장에서 송성문 이탈은 단순한 선수 한 명의 공백을 넘어선다. 안우진의 전역과 함께 투타의 축을 형성할 카드로 기대를 모았던 자원이었기 때문. 실제로 키움은 송성문을 붙잡기 위해 6년 120억 원 규모의 장기 계약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 재정 측면에서 보면 송성문의 MLB 진출은 또 하나의 수익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다. 키움은 포스팅 제도를 통해 꾸준히 현금을 확보해왔다. 강정호, 박병호를 시작으로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에 이어 송성문까지 6번째 빅리거를 배출했다.
특히 포스팅 규정이 바뀐 이후 이적료는 더욱 안정적인 구조가 됐다. 김하성의 경우 4년 2800만 달러 계약으로 약 552만 달러를, 이정후는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으로 약 1882만 달러를 키움에 안겼다. 송성문 이적료 260만 달러는 규모 면에서는 비교적 작지만, 최근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팀 상황을 고려하면 결코 가벼운 금액은 아니다.
문제는 이 돈의 쓰임새다. 김하성 이적 이후 키움이 자유계약 시장에서 투자한 금액은 제한적이었다. 일부는 선수단 연봉과 신인 계약금, 구단 운영비로 소진됐겠지만, 외부에서 볼 때 이적료 수익이 전력 보강으로 직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송성문의 이적은 다시 한 번 키움에 선택의 고민을 안긴다. 당장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투자, 또는 자금 비축이다. kenny@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