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귀포=정다워 기자] 2026년에도 제주SK의 ‘8번’은 이창민(32)이다.

이창민은 제주를 대표하는 선수다. 2016년 입단 후 올해 10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제주맨’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제주의 상징이지만 지난해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팀이 성적 부진으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면서 “내 책임인가”라고 자책했다. 최근 제주 서귀포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창민은 “책임감 때문인지 팀에 필요한 선수가 맞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시점에 이창민은 올겨울 많은 팀의 관심을 받았다. 제주는 이적 불가를 선언했다. 이창민도 적극적으로 이적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팀을 떠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고인 물이 아닌가 싶었다. 팀은 순환이 필요하다. 내가 방해가 될 수 있다. 진지하게 이적도 생각했다”라면서 “그래도 제주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컸다. 여전히 팀에 필요한 선수인지는 고민하고 있다”라고 솔직한 말했다.

잔류의 큰 이유는 세르지우 코스타 신임 감독.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을 보좌했던 인물이라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창민은 “새 감독과 해보고 싶었다. 2주를 했는데 배울 게 상당히 많다. 나도 지도자 생각이 있다. 이분을 모티프로 설정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또 “훈련이 정말 디테일하다. 체계적이고 목표가 있다. 재미도 있다”라면서 “거기서 끝날 게 아니라 나도 그렇고 선수도 더 고민해야 한다. 머리가 아파야 한다. 소화한 훈련을 잘 수행하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어느덧 30대 초반. 성장을 논하기엔 베테랑이 된 이창민이지만 여전히 성장을 갈구한다. “이정효 감독과 함께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느꼈다. 나이가 있어도 성장이 가능하다. 나도 코스타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해에 부진했기에 마음가짐은 더 단단하다. 이창민은 “강등한 해보다 더 끔찍했다. 지난시즌을 생각하면 트라우마가 올 것 같다”라며 쓴웃음을 지은 후 “올해는 달라져야 한다. 우리가 자신감이 결여돼 있는데 잘 회복해야 한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좋은 시즌을 보내고 싶다”라고 얘기했다.

이창민은 K리그 통산 292경기에 출전했다. K리그1으로 한정하면 264경기. 올해 300경기 돌파가 가능하다. 그는 “기록을 크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면서 “말로만 이 팀을 사랑한다는 건 의미 없다. 정말 사랑하는 걸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내가 달고 있는 8번이 가벼워 보이지 않게 책임감을 품고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