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유엔이 올해도 ‘음력 설’ 시기에 맞춰 공식 우표를 발행하면서 표기를 다시 ‘중국 설’로 사용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기구가 스스로 공인한 명칭과 다른 표현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 인식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유엔은 2026년 말의 해를 맞아 말을 형상화한 캐릭터 우표를 제작했다. 우표에는 유엔 로고가 함께 들어갔지만, 명절 표기는 ‘중국 설’로 적혔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반복돼 온 방식이다.
앞서 유엔은 2023년 12월 제78차 총회에서 ‘음력 설’을 유엔 공식 일정에 포함시키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음력 설은 유엔 직원들이 선택적으로 기념할 수 있는 ‘유동적 휴일’로 지정됐다. 이는 유엔이 음력 설을 특정 국가의 명절이 아닌, 다문화적 전통으로 공식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해 유엔의 이번 우표 표기를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음력 설은 전 세계 유엔 직원들이 연중 기념할 수 있는 8번째 선택 휴일이 됐다는 의미”라며 유엔 총회 결의의 상징성을 짚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력 설에 맞춰 발행한 공식 우표에 또다시 ‘중국 설’로 표기한 것은 아시아권 문화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하며 “음력 설은 중국만의 명절이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필리핀 등 여러 아시아 국가들이 함께 기념하는 명절”이라고 강조했다.
국제기구의 공식 커뮤니케이션에서 사용되는 명칭은 상징성이 크다. 특히 유엔처럼 다자주의와 문화적 다양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조직일수록 표현 하나가 갖는 의미는 더 크다. 음력 설을 공식 휴일로 지정한 이후에도 ‘중국 설’이라는 표기를 고수하는 것은, 유엔 스스로 채택한 결의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경덕 교수는 “국제기구인 유엔이 음력 설을 선택 휴일로 지정했다면, 향후 공식 우표와 같은 상징물에서도 ‘중국 설’이 아닌 ‘음력 설’로 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명칭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을 어떻게 인식하고 존중하는가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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