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수들, 대만서 도박 논란 일파만파

대만 매체도 일제히 보도…나라 망신

캠프 전 KBO 당부에도 벌어져 ‘논란’

KBO, 징계 수위 높여 ‘본보기’ 보여야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KBO리그는 1000만을 넘어 12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다. 그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할 선수들이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그것도 시즌 준비에 한창이어야 할 해외 전지훈련지, 대만 타이난에서다.

롯데 소속 나승엽(25) 고승민(26) 김동혁(26) 김세민(23)이 현지 사설 게임장에 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사설 게임장에서 불법 도박이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김동혁이 신규 회원(나머지 선수들)을 데려온 대가로 스마트폰을 받는 사진이 공개되는 등 논란의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롯데 구단은 이들 네 명을 즉각 귀국 조치와 자체 징계를 예고했고,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도 신고했다. 선수들은 “불법 운영 시설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팬들의 실망을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출입’이 아니다. 대만은 원칙적으로 도박이 불법이다. 특히 사설 게임장은 현지에서도 민감한 사안이다. 그런 곳에서 롯데 선수들이 도박을 했다. 대만 현지 매체들도 이를 조명하고 나섰다. 국제적 망신이다.

더 뼈아픈 지점은 따로 있다. KBO는 스프링캠프 출국 전 각 구단에 공문을 보내 ‘카지노 및 파친코 출입 등 품위 손상 행위를 엄중히 단속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실상의 ‘사전 통보’였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새벽 시간 문제의 장소를 찾았다. 경고를 비웃은 셈이다.

KBO 규약상 도박 행위 적발 시 최소 1개월 참가활동 정지 또는 30경기 이상 출장 정지,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상’이라는 표현이다. 최소치만 적용된다면 여론은 또다시 ‘솜방망이’라는 단어를 꺼낼 수 있다.

지난 2019년 LG 선수들이 호주 캠프 당시 훈련 중 카지노를 들른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KBO는 확인된 선수들에 엄중 경고와 함께 구단에 선수단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제재금 500만원을 내렸다. 여론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싸늘하기만 했다. 하물며 이번은 불법 논란이 얽힌 사설 게임장이다. 사안의 무게가 다르다.

올해 KBO리그는 3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바라본다. 관중은 늘었고, 중계권 가치는 상승했다. 오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야구 열기는 다시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 터진 악재는 단순한 팀 스캔들이 아니다. 리그 전체의 신뢰와 직결된다.

팬들의 분노는 당연하다. 일부 선수의 일탈로 리그의 신뢰가 깨질 수 있다. 관중 수만큼 책임도 1000만 배여야 한다.

KBO는 징계 권한을 갖고 있다. 그 수위는 전적으로 의지에 달렸다. 관건은 메시지다. “도박, 음주운전 등 일탈은 더 무겁게 다스린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이참에 ‘롯데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특정 팀을 겨냥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반복되는 음주·도박 논란에 대해 징계 하한선을 대폭 상향하고, 해외 원정 중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해 가중 처벌하는 명문화된 규정이 필요하다는 요구다.

30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300만원으로 끝낼 문제인가. 아니면 리그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전례 없는 중징계로 본보기 삼아 경각심을 심을 것인가. 선택은 KBO의 몫이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