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대만 캠프 도박 논란
CCTV는 답이 아니다
문제는 ‘안일한 환경 인식’
8년의 기다림, 팬들의 인내심도 이미 바닥이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지난 2014년, 롯데는 원정 숙소 CCTV를 통해 선수단을 사찰했다는 의혹으로 손가락질받았다. 인권 침해의 상징과 같았던 그 ‘CCTV 사태’가 12년이 지난 지금, 롯데의 일탈이 터질 때마다 웃지 못할 농담처럼 회자하고 있다. 오죽하면 ‘감시가 필요한 팀’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올까.
잊을 만하면 터지는 사고다. 거인 군단이 또다시 휘청인다. 이번엔 대만 해외 원정 도박이다.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 등 네 명의 선수가 타이난 현지 도박장에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며 중징계를 앞뒀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이번 사건의 ‘시점’이다. KBO는 2월 캠프 시작에 앞서 각 구단에 공문을 보내 선수들의 도박장 출입 등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그런데 무용지물이 됐다.
더구나 롯데는 오전, 오후, 야간까지 이어지는 강도 높은 ‘지옥 훈련’을 소화하며 체질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선수와 코치진이 “힘들지만, 올시즌 성적을 위해 참는다”고 외치던 그날, 일부 선수는 도박장으로 향했다. 고된 훈련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던 팀 전체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CCTV가 정말 필요했던 걸까. 이건 정말 아니다. 일반적인 고등학교, 대학교 기숙사에서도 인권 문제로 사라지는 CCTV를 프로 구단에 도입하자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결국 구단의 ‘메시지 전달’이 중요하다. 롯데 구단은 캠프지인 대만의 특성을 선수들에게 명확히 주지시켰어야 했다. 대만은 한국의 성인 PC방처럼 외관은 합법적인 오락실처럼 보여도, 내부는 불법 도박으로 연결되는 변종 업소가 즐비하다.
일본 캠프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친코 정도로 안일하게 판단했다면, 이는 구단의 정보력 부재이자 교육의 실패다.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선수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심어주는 관리가 부족했다.

또 롯데는 지난 8년 동안 가을야구 없는 시린 겨울을 견뎌왔다. 올해만큼은 ‘다르겠지’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터진 논란이다. 팬들의 신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구단 차원에서 선수들에게 올시즌 왜 잘해야 하는지, 사고를 왜 치면 안 되는지 다시 한번 상기시켜줘야 한다.
또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팀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동에 대해서는 예외 없는 ‘무관용 원칙’을 실천하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선수가 스스로 ‘자이언츠’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게 만드는 구단의 단호한 한마디가 필요하다. 12년 전의 CCTV 사태가 더 이상 소환되지 않도록, 롯데는 이번 사태를 뼈저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