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2020년 한 중소 방송사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법 위반 형사 고소 사건이 약 6년 만인 2026년 2월, 검찰의 ‘혐의 없음(증거 불충분)’ 처분으로 종결됐다.
해당 사건은 장기간 형사 절차가 진행된 끝에 무혐의로 결론 나면서, 음악저작권 사용료 징수 방식과 계약 구조 전반에 대한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음저협은 그간 방송사업자를 상대로 사용료 분쟁 과정에서 민사소송과 형사 고소를 병행해왔으며, 특히 중소 방송사를 중심으로 갈등이 이어져 왔다. 이번 사건 역시 기존 계약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후 적용 기준과 해석을 둘러싼 분쟁이 형사 고소로까지 확대된 사례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해당 사안에 대해 범죄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미 제도권에서도 반복적으로 문제로 지적돼 왔다.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과징금 부과,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2025년 대법원 판결에 이어 2026년 1월 중소 방송사를 대상으로 한 민사사건 판결에서도 관련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에도, 징수 기준과 적용 방식은 시정명령 미이행 상태에서 뚜렷한 개선 없이 분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민·형사 고소·고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유사한 분쟁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시네온티브이(주) 조지연 편성 국장은 “중소 방송사업자는 전문 인력이 없어 관련 대응에 어려움이 크고, 이로 인해 본업인 편성 업무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징수규정을 넘어서는 개별 계약 조건이 제시되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 어려운 구조”라고 토로했다.
이어 “2025년 대법원 판결과 공정거래위원회 판단을 통해 음저협은 징수규정 내에서, 즉 ‘관리하는 음악저작물’에 한해서만 사용료를 청구해야 한다는 원칙이 이미 확인됐고, 매출액의 범위, 조정계수, 관리비율, 사용요율 등 주요 사항에 대해서도 시정명령이 내려졌음에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결국 부당한 조건에 날인하거나 이를 거부할 경우 민·형사적 분쟁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음저협이 제시하는 계약 조건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계약 체결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사업자가 서비스를 지속할 경우 저작권법 위반 문제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비판도 나온다.
또한 민·형사 절차가 병행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낮은 중소 방송사들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사실상 사업자에게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PP협회 안승현 회장은 “징수규정이라는 공식 기준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넘어서는 개별 계약이 실질적인 기준으로 작동하는 구조는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는 단순한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 기준 위에 사적 계약을 우선시키는 구조적 왜곡으로, 제도의 안정성과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징수규정의 실효성과 계약 적용 방식 전반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62년의 운영 역사를 가진 음악저작권 관리단체가 이용 내역 기반 정산 시스템을 충분히 구축하지 못한 채 포괄징수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를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무엇보다 이용 내역 데이터 구축과 검증 체계를 마련해야 할 책임이 관리단체에 있음에도, 해당 부담이 방송사업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구조가 논란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실제 이용 내역이 아닌 추정에 기반한 배분이 이루어지면서, 사용된 음악과 분배 간 괴리가 발생하고 창작자에게 정당한 보상이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구조는 결국 포괄징수에 따른 배분의 불투명성을 심화시키고, 실질적인 창작자 권리 보호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한 개별 분쟁을 넘어, 징수규정이라는 공적 기준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넘어서는 계약과 관행이 반복되는 구조 자체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라는 문제로 귀결된다.
업계에서는 이용 내역 데이터 기반 정산 체계 구축과 함께, 징수규정의 실질적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외면한 채 현재와 같은 구조가 지속될 경우, 유사한 분쟁은 반복될 수밖에 없으며, 그 부담은 결국 중소 사업자와 창작자 모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khd9987@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