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선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은 전쟁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꿨다. 2000만 원짜리 중국산 드론이 30억 원이 넘는 전차를 파괴하는 ‘비용 비대칭성’이 입증되면서다. 드론은 이제 보조 수단을 넘어 전장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전력으로 부상했다.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이다. 세계 드론 시장의 70~80%를 중국이 장악한 가운데, 한국은 핵심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가격 경쟁력과 기술 의존도 모두 위기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체 개발을 넘어선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접근을 주문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보형 전문위원(전 드론작전사령관)은 4일 열린 ‘2026 미래전장 첨단국방산업 포럼’에서 “전쟁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한 가장 큰 요인은 드론과 AI”라며 “이제 전투력의 기준은 ‘몇 대를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몇 대를 생산할 수 있느냐’는 생산 능력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이란의 자폭 드론 ‘샤헤드-136’(약 2만 달러)과 이를 요격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약 400만 달러)의 교환비를 예로 들며, “공격자는 방어자의 200분의 1 비용으로 상대를 무력화할 수 있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모전 양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대량 생산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K-드론의 생존 전략으로 ▲표준 기체 아키텍처 기반의 대량 생산 체계 ▲AI 중심의 고도화 ▲패키지 수출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AI 기반의 군집 드론 기술을 통해 적의 방공망을 기만(Deception)하고 포화(Saturation)시키는 전술적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순 기체 판매를 넘어 교육·정비(MRO)·운용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임무 기반 패키지’ 수출로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드론은 전력이고, 산업이며,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군 전력 증강을 도모하고 나아가 방산 효자 상품이 될 수 있도록 국가가 정책적으로 보증하고 끝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blesso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