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빈·정동화·정욱진·차정우, 매체와 공연 배우들의 만남

50대부터 20대까지…연령별 연기로 ‘회전문’ 욕구 유발

3월 16일부터 3개월간 대학로 링크더스페이스에서 공연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영국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1인극 형식으로 재해석한 연극 ‘지킬앤하이드’. 두 자아 속 비밀스러운 혼란을 추적하며 쉴 새 없이 긴장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다.

등장인물은 ‘지킬’과 ‘하이드’를 비롯해 최대 15명. 단 한 명의 배우가 모든 역할을 연기하며 90분간 미스터리의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지난해 초연 당시 박진감 넘치는 퍼포먼스로 ‘연기 차력쇼’라고 불렸다. 일 년 만에 돌아오는 두 번째 시즌에는 배수빈과 정동화, 정욱진과 차정우(본명 추정우)로 캐스팅을 전면 교체, 또다른 긴장을 고조시킬 예정이다.

배우들의 이름과 경력에서 보이듯, 이번 시즌은 다양한 연령의 ‘지킬앤하이드’를 예고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맏형 배수빈은 최근 스포츠서울을 통해 작품의 관전 포인트와 함께 ‘퍼포머’ 역의 ‘4인 4색’ 매력을 소개했다.

배수빈은 네 명의 퍼포머으로부터 전해질 감동과 서사에 대해 “배우마다 살아온 삶의 방식이 달라 매력적”이라면서도 “혼자서 무대를 소화해야 하기에 때론 고독해 보일 수도 있다. 길을 잃었어도 앞으로 가야 하는 삶이 ‘지킬앤하이드’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가다 보면 어디선가 나오는 다른 에너지들로 풍요로워진다. 그것이 감정의 몰입과 관객들과의 교감이다”라고 설명했다.

작품에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선(善)과 악(惡)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욕망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욕망 때문에 선과 악을 구분하게 되고 분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붕괴의 시대 속 드라마를 통해 선에서 어두운 지점을 건드리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 백작으로 변신한 배우가 읽어주는 소설

어두운 소극장의 문을 열면 빛과 어둠을 동시에 마주한다. 입체적으로 울려 퍼지는 사운드와 핏빛의 붉은 조명은 차갑고 축축한 지하실의 오싹한 공기를 뿜어낸다.

이처럼 공연장 입장부터 공포감을 조성해 등골이 오싹해진다. 그런데 배수빈은 “진지한 작품이 아니다. 재미있는 공포와 서스펜스, 코믹이 섞인 재밌는 장르의 하이브리드 연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배우들의 퍼포먼스로 인간 욕망의 민낯을 파헤치지만, 이는 작품의 핵심을 침해하지 않는 뿌리일 뿐”이라며 “관객들과 소통하는, 기본적으로 재밌는 공연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배수빈은 진중한 관람 태도보단 부담 없이 즐기라고 추천했다. 그는 “작품과 배우를 사랑해서 혹여나 공연에 피해가 가진 않을까 봐 걱정하시는 것 같다”라면서 “배우가 소설 한 권을 몸으로 읽어준다고 생각하신다면 신나고 재밌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 연령별 캐스트로 뿜어내는 ‘신선한 고독’

이번 시즌은 초연의 젠더 프리 캐스팅를 향했던 기대를 이미 넘어섰다. 네 명의 퍼포머를 계단형 연령대로 구성했다. 배우들의 각양각색 필모그래피가 증명하듯, 캐스트마다 색다른 해석이 기대되는 이유다.

장면들을 소설의 한 페이지로 표현한 배수빈은 “무대가 단출해도, 드라마적 표현과 무대 언어가 이질감 없이 잘 섞인다면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며 “배우마다 표현하는 인물의 정서는 비슷하지만 모두 다르다. 한사람이 오롯이 무대에서 이야기를 변주해 나가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다. 고독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모습까지도 즐기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홀로 90분의 무대를 이끌어야 하기에 ‘고독’이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배수빈은 1인극과 이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연계성을 강조하며 “‘혼밥’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시대다. 혼자라는 게 왜 이상한지 모르겠다. 그렇기에 1인극도 어색하지 않다”라며 “혼자 오거나 2~3명이 함께 와도 함께 나누고 어울릴 수 있는 작품이다. 각자 공연을 즐길 방식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수빈은 공연의 완성은 배우와 관객들 간의 호흡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네 명의 배우가 무대를 혼자 책임져야 한다. 배우들은 무대를 위해 에너지를 완전히 충전하고 다시 또 연기할 것이다. 관객들도 관람을 위한 충전을 많이 하시고 공연장을 찾아오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한 명의 퍼포먼스로 4가지 캐릭터를 경험할 수 있는 연극 ‘지킬앤하이드’는 오는 16일부터 6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링크더스페이스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