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조기 하차’ 스쿠발 “I HATE IT!”

밤잠 설칠 정도로 고민…“어쩔 수 없었다”

“2028 LA 올림픽엔 가장 먼저 합류할 것”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2028 LA 올림픽에 가장 먼저 합류하는 건 바로 나야, 나!’

10일(한국시간) 멕시코전을 끝으로 소속팀으로 복귀하는 타릭 스쿠발(30·디트로이트)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기 하차와 관련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스쿠발은 “정말 싫지만 어쩔 수 없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애초 스쿠발은 한 경기만 소화한 뒤 소속팀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영국전 호투 이후 추가 등판 가능성을 열어두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고심 끝에 WBC 하차를 결정했다. “스프링 트레이닝 등판 일정은 이미 1월에 결정됐다”고 운을 뗀 그는 “원래 마운드엔 한 번만 오르기로 합의를 봤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오니 생각이 달라졌다. 어떻게든 잔류하는 방향을 물색했는데,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벅찬 감정을 느낀 건 2024년 이후 처음”이라며 “국가대표로 뛰는 경험은 정말 특별하고, 그 어떤 경험과도 맞바꿀 수 없다. 며칠 내내 잠도 못 자고 고민했다. 다만 다음 WBC나 2028 LA 올림픽이 열리면 가장 먼저 합류할 사람은 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승전 등판과 개막전 준비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었으나, 여건이 녹록지 않다. 게다가 스쿠발은 올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관건은 부상이었다”며 “두 가지를 병행하기엔 리스크가 뒤따랐다. 특히 스프링 트레이닝은 몸을 끌어올리는 시기인 만큼 투구 부담도 고려해야 했다”고 밝혔다.

데이터로도 증명됐다는 게 스쿠발의 설명이다. 그는 “역대 데이터를 보면 투수들의 부상은 보통 트레이닝 기간이나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에 발생했다. 휴식 이후 투구 수가 갑자기 증가한 탓”이라고 짚으면서도 “현명하게 판단하려고 했다. 올시즌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알고 있다. 만약 WBC가 지난해 혹은 내년에 개최됐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미국 대표팀 감독과 동료들은 스쿠발의 결정을 존중하는 분위기다. 마크 데로사 감독은 “곧 FA를 앞두고 있고, 3년 연속 사이영상을 받을 기회까지 걸려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대표팀을 위해 헌신해 준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며 그의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대표팀 동료 알렉스 브레그먼도 “스쿠발은 훌륭한 선수이자 세계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라며 “우리 모두 그가 처한 상황을 이해한다. 감독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번 결정 역시 얼마나 어려웠는지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중도 하차 수순을 밟았지만, WBC 대표팀과 인연은 계속된다. 스쿠발은 “준결승과 결승에 진출하면 경기를 보러 갈 것”이라며 “우리가 우승해야 내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질 것 같다.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나는 미국을 정말 사랑하고, 이 대회의 모든 것이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