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예상보다 멀리 날아가고 있다. 단순한 흥행을 넘어 스크린과 OTT, 그리고 과거 작품까지 끌어올리는 이른바 ‘왕쏘공’ 효과를 만들어내며 콘텐츠 시장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먼저 반응한 건 극장가다. 장항준 감독의 전작 ‘리바운드’가 오는 4월 3일 재개봉을 확정했다. 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2023년 개봉 당시 약 70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작품에 대한 호평과 달리 흥행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장 감독이 오프닝 스코어를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던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드라마로 입소문을 탔지만 개봉 시기와 경쟁작 속에서 충분히 주목받지 못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왕사남’이 천만을 넘어 1300만 관객까지 돌파하며 파죽지세 흥행을 이어가자 자연스럽게 장항준 감독의 전작에도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작품 간 연결고리도 있다. ‘왕사남’에서 엄흥도(유해진 분)의 아들 엄태산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김민이 ‘리바운드’에 출연했다는 점이다. 흥행작을 계기로 배우와 연출자의 전작을 찾는 흐름이다.

열기는 OTT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왕사남’의 중심에 선 박지훈이 출연한 시리즈 ‘약한영웅’이 대표적이다. 2022년 공개된 시즌1과 지난해 선보인 시즌2가 함께 회자되며 뒤늦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앞서 박지훈은 ‘약한영웅’에서 주인공 연시은 역을 맡아 10대의 불안과 분노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액션과 감정선을 동시에 끌고 가며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틀을 넘어 연기자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시간차 흥행’이다. 공개된 지 약 4년이 지난 시즌1이 다시 차트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전 시즌이 서비스 중인 가운데 지난달 22일 기준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역주행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약한영웅’은 ‘왕사남’ 제작사 온다웍스 임은정 대표와 장항준 감독이 박지훈을 발굴한 작품이다. 과거의 선택이 현재의 흥행으로 이어지고, 다시 그 흥행이 과거 작품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하나의 성공이 또 다른 기회를 만드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특정 작품에 국한되지 않고 향후 콘텐츠 제작과 소비 방식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왕사남’이 만들어낸 것은 단순한 흥행 기록이 아니다. 한 작품의 성공이 감독의 전작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들이고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OTT 차트 위로 끌어올리는 ‘확장형 흥행’이다. 이는 또 다른 콘텐츠의 기회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스크린에서 시작된 이 파장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왕쏘공’의 다음 궤적에 관심이 집중된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