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물리적 도시 경계 넘어 디지털로 확장된 거대한 플랫폼으로 작동
K-컬처, 경제와 외교를 동시에 견인하는 ‘경험 기반 국가자산’
경제가 움직이고, 문화가 확산되며, 외교가 작동하는 살아 있는 플랫폼으로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서울 광화문광장은 더 이상 일상의 공간이 아니었다. 이곳에서 열린 ‘BTS 컴백 공연’은 단순한 대형 콘서트를 넘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압축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수만 명의 관객이 광장을 가득 메웠고,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수억여 명이 실시간으로 접속했다. 짧은 공연 시간이었지만, 그 순간 서울은 물리적 도시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로 확장된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으로 작동했다.
이 장면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한국은 이제 콘텐츠를 생산하는 국가를 넘어, 콘텐츠를 중심으로 경제와 관광, 외교가 동시에 움직이는 ‘플랫폼 국가’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문화 이벤트가 일회성 소비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하나의 콘텐츠가 도시 전체를 움직이고, 나아가 국가의 이미지와 경제 활동까지 연쇄적으로 자극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공연 이후 글로벌 반응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TikTok과 X를 중심으로 확산된 콘텐츠는 단순한 ‘공연 후기’를 넘어섰다. K-컬처가 더 이상 관람의 대상이 아니라 참여와 몰입의 경험으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콘텐츠 소비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경제 구조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공연을 전후로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입국자 수는 평시 대비 30% 이상 증가했고, 서울 주요 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90%를 웃돌았다. 광화문과 명동, 종로 일대 상권 매출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단일 이벤트로서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소비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공연 관람으로 소비가 종료되었다면, 이제는 공연을 계기로 방문과 체류, 추가 소비, 그리고 다시 콘텐츠 확산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구조가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공간’의 역할 변화다. 전통적으로 ‘뉴욕 타임스 스퀘어’나 ‘런던 트라팔가 광장’ 같은 공간이 도시의 상징이었다면, 광화문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제 경제와 문화가 작동하는 ‘플랫폼형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변화는 외교의 방식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과거 국가 이미지는 설명과 홍보를 통해 전달되었다면, 이제는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 이러한 감각적 경험은 단순한 인식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진다.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K-뷰티와 패션 소비가 확대되며, 재방문 의향이 높아지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K-컬처는 더 이상 문화 산업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경제와 외교를 동시에 견인하는 ‘경험 기반 국가자산’으로 작동하고 있다.
광화문은 더 이상 과거의 상징적 공간이 아니다. 그곳은 경제가 움직이고, 문화가 확산되며, 외교가 작동하는 살아 있는 플랫폼이다. 이 흐름을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확장해 나간다면, 대한민국은 단순한 문화 강국을 넘어 세계가 접속하는 ‘플랫폼 국가’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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