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 ‘메소드연기’는 배우 이동휘에게 유독 낯설고도 어려운 도전이었다. 코미디로 사랑받아온 배우가 ‘웃기고 싶지 않은 배우’를 연기한다는 설정이다. 더 나아가 작품 속에서 ‘이동휘가 이동휘를 연기한다’는 점에서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과 가까운 인물을 마주해야 했다.

이동휘는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나 “‘이동휘가 이동휘를 연기했다’는 말 자체가 쑥스럽기도 했다. 제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저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게 부담이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메소드연기’ 속 이동휘는 배우 이동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세세한 설정에선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이 이동휘 그 자체다. 이로 인한 가장 큰 부담은 의외로 가족이었다. 영화 속에는 어머니의 건강 문제를 비롯해 가족과 관련된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긴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설정인 만큼 이를 연기하고 또 부모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이 그를 힘들게 했다.

“어머니께 보여드리는 게 가장 죄송했어요. 극 중 상황이 실제와 겹쳐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촬영하면서도 ‘이게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마음이 무거웠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실제로 극 중 엄마 정복자 역의 김금순이 꽃사진을 찍는 사진을 회상하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뒷모습을 보는데 정말 저희 어머니 같아서 눈물을 참기 힘들었다. 연기인데도 현실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래서일까. 이동휘는 이번 작품을 두고 “앞으로는 ‘이동휘를 연기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실제 자신과 닮은 인물을 연기하는 일은 기술의 문제가 아닌 감정의 문제다.

이에 대해 이동휘는 “머리도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모습, 꾸미지 않은 얼굴이 그대로 나오는 게 스스로 보기에 어색하더라. 그래서 오히려 ‘가공된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영화 속 이동휘는 코미디 배우로 소비되는 것에 대한 고민을 중심에 둔다. 이동휘 역시 tvN ‘응답하라 1988’, 영화 ‘극한직업’ 등에서 코미디 연기로 큰 사랑을 받은 만큼 현실과 맞닿은 지점이다. 다만 이동휘는 조금 다른 시선을 내비쳤다. 코미디 연기에 대한 괴로움보다 감사함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동휘는 “관객들이 제 연기를 보고 웃어주실 때 정말 행복하다. 웃음을 기대해 주신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비슷한 캐릭터로 보일 수 있다는 걸 저도 알고 있다. 배우로서 그걸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연극이나 독립영화 같은 새로운 작업을 계속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동휘에게 연기는 끊임없이 자신을 점검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매일 같은 훈련을 반복하는 운동선수처럼, 같은 장면을 되풀이하며 스스로를 단련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동휘는 “어느 순간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오히려 내려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계속 새로운 걸 시도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동휘는 이번 작품을 특별한 도전이라기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바라봤다. 배우만의 이야기가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특별한 이야기를 한다기보다 누구나 한 번쯤 겪는 고민이라고 생각했어요. 저 역시 그 과정 안에 있는 사람이고요. 제가 코미디 연기를 한다, 안한다의 영역은 아니에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감사히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