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두고 논란의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경찰과 공무원 1만 명을 동원하고 시민들의 소지품을 검사한 것이 “과했다”는 지적이다. 26만 명을 예측했으나 실제 모인 인원이 하이브 추산으로도 10만여 명으로 집계되는 등 예상보다 적어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판도 거세다. 평소 다니던 길을 가로막힌 ‘시민들의 불편’은 행정 당국이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대응을 비용과 효율성의 문제로만 판단하기는 어렵다. 안전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과오를 통해 우리 사회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끝까지 책임지는 행정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만약 예상했던 26만 명이 광화문 광장에 실제로 모였는데 대비 인력이 부족했다면, 어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 결정은 오히려 적극적인 행정의 사례로 평가받아야 한다.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일은 경제적 논리보다 앞서는 가치다.

보안 강화 역시 국제 정세를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란 전쟁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테러 위험이 커진 상황이다. 테러는 대개 많은 사람이 몰리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을 노리는 속성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인 방탄소년단이 출연하고, 모든 사람이 이용하는 탁 트인 광장에서 열리는 행사는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금속 탐지기를 쓰고 소지품을 검사한 것은 현장에 있던 시민들 모두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장치였다.

대관료가 저렴하다는 비판은 시각을 넓혀볼 대목이다. 9천만 원이라는 비용에만 집중하기보다 이번 공연이 만든 무형의 가치를 살펴봐야 한다. 한국의 중심이자 역사가 깃든 광화문 광장이 전 세계에 노출되며 얻은 홍보 효과는 수치로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하다.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과 향후 유입될 관광객 등 거시적인 경제 파급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지금의 한류 열풍을 이끈 방탄소년단의 공연이었기에 전 세계가 광화문을 주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주최 측인 하이브와 정부의 실책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이브는 영리 목적의 행사를 하면서도 주변 상인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려는 책임감이 부족했다. 정부와 서울시 역시 인원 예측을 정밀하게 하지 못해 행정력을 낭비한 책임이 있으며, 이번 공연에 투입된 공적인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기준도 미리 세우지 못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번 논란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나아가는가다. 실수를 인정하고 더 나은 규칙을 만든다면, 소중한 교훈이자 성장이 된다. K컬처 글로벌화를 내세운 정부, K팝의 확장을 고민해야 할 업계 모두 이번 방탄소년단 광화문 공연을 발판 삼아 한 단계 더 성숙해지길 기대한다. roku@sportsseoul.com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