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이닝 5K 3실점 호투
일본에서도 못 이룬 ‘프로 데뷔 첫 승’ 감격
더그아웃 찾은 할머니·친누나 품에 안겨 ‘폭풍 눈물’
왕옌청 “다음 눈물은 한국시리즈에서”

[스포츠서울 | 대전=박연준 기자] 7년이라는 긴 기다림, 타국 땅에서 흘린 땀방울이 마침내 승리의 환희로 돌아왔다. ‘왕서방’ 왕옌청(25)이 통산 첫 1군 승리를 따냈다. 경기가 끝난 뒤 가족의 품 안에서는 영락없는 손자이자 동생의 모습으로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왕옌청은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키움과 홈경기 선발 등판했다. 5.1이닝 동안 4안타 2사사구 5삼진 3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0-4 대승을 이끌었다. KBO리그 데뷔전에서 거둔 값진 첫 승이자, 일본 프로야구 시절에도 맛보지 못했던 감격적인 프로 데뷔 승리였다.

드라마는 경기 종료 후 더그아웃에서 펼쳐졌다. 승리 투수가 된 왕옌청을 축하하기 위해 대만을 떠나 대전까지 날아온 친할머니와 친누나가 현장을 찾은 것. 할머니를 발견한 왕옌청은 아이처럼 할머니를 꼭 껴안은 채 한참 동안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렸다. 평소 눈물이 많은 그였지만, 이날의 눈물에는 7년의 무명 생활을 버텨온 고단함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모두 녹아 있었다.
왕옌청은 “가족이 직접 와주신 것도 감격스러웠지만, 나 역시 이 순간을 정말 오래 기다려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일본에서도 1군 승리가 없었는데 한국에서 첫 승을 거둬 꿈만 같다. 경기 전 포수 (최)재훈이 형이 ‘오늘 무조건 공격적으로 가자’고 리드해준 덕분에 자신 있게 내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완벽한 데뷔전이었음에도 스스로에게 내린 평가는 냉정했다. 왕옌청은 자신의 투구에 “10점 만점에 6.5점에서 7점 정도”라는 박한 점수를 매겼다. 그는 “6회에 등판해 첫 타자를 출루시킨 점과 6회를 다 채우지 못하고 내려온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다음 등판에서는 반드시 이 점을 보완해 더 긴 이닝을 책임지고 싶다”고 다짐했다.
눈물로 쓴 데뷔전 일기는 이제 우승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한다. 왕옌청은 “원래 눈물이 좀 많은 편인데, 오늘의 눈물은 이제 끝이다. 다음 눈물은 무조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 흘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