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성범죄 이력 논란에 휩싸인 번역가 황석희가 과거 여러 대학에서 강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부가 관련 대학들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3일 관련 보도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는 최근 황석희의 대학 강연과 관련한 민원을 접수한 뒤, 대학 소관 부처인 교육부로 해당 사안을 이관했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황석희의 강연이 이뤄진 대학들을 포함해 각 대학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성범죄 경력 조회 절차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전반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쟁점은 외부 초청 강연자에 대해서도 사전 성범죄 경력 조회가 의무인지 여부다. 보도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 아동청소년성보호과 관계자는 “법적으로 대학교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으로 포함되어 있다”며 “대학교에서 강연을 할 때에도 성범죄 경력 조회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제1호는 학교를 성범죄자 취업 제한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학 역시 ‘고등교육법’상 학교에 해당하는 만큼, 학생이 성인이라 하더라도 적용 대상에서 빠지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법제처와 여성가족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취업’뿐 아니라 ‘사실상 노무를 제공하는 자’도 포함돼, 1회성 외부 초청 강연자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즉 짧은 강연이라도 교육기관 내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 대학 측은 사전에 성범죄 경력 조회를 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고 강연자를 활용한 경우에는 해당 대학 총장 등 기관장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30일 황석희의 과거 성범죄 전력 관련 보도가 나오면서 커졌다. 보도에 따르면 황석희는 2005년 2건의 강제추행치상, 2014년 준유사강간 혐의로 각각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05년에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2014년에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변수도 있다. 취업제한명령 기간이 종료된 뒤에는 성범죄 경력조회 동의서를 받아도 과거 이력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대학들이 황석희를 강연자로 초청하는 과정에서 성범죄 경력조회 동의서를 받고, 관련 절차를 실제로 이행했는지 여부다. 절차 자체를 밟지 않았다면 원칙 위반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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