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시즌2로 돌아온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은 규모와 액션 모든 면에서 확실한 진화를 보여준다. 하지만 커진 판에 비해 이를 지탱해야 할 서사는 오히려 힘이 빠지며 통쾌함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사냥개들’이 지난 2023년 시즌1 이후 3년 만에 돌아왔다. ‘사냥개들2’는 김명길(박성웅 분)을 쓰러뜨린 뒤 복싱 세계 챔피언에 오른 건우(우도환 분)와 비로소 평온한 일상을 되찾은 우진(이상이 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러나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를 운영하는 백정(정지훈 분)이 이들을 노리기 시작하면서 위기가 닥친다.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백정은 건우 모자와 우진을 집요하게 압박하고, 두 사람은 이를 벗어나기 위해 다시 싸움에 뛰어든다.

이번 시즌 역시 답은 ‘액션’이다. ‘사냥개들2’는 주저 없이, 그리고 망설임 없이 밀어붙인다. 복싱을 중심으로 한 액션 시퀀스는 한층 날카로워졌고 타격감은 더 묵직해졌다. 화면을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숨을 고르게 된다. 순식간에 시청자들을 링 위로 끌어들인다.
우도환과 이상이의 호흡은 여전히 단단하다. 두 사람은 단순한 우정을 넘어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낸다. 함께 부딪히고, 함께 버티고, 결국 함께 이겨내는 과정이 쌓이며 우정을 넘어선다. 뜨거운 피, 땀, 눈물이 겹쳐지며 말 그대로 몸으로 서사를 쌓아올린다.

여기에 박훈이 연기한 문광무가 보여주는 ‘케미’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박훈 표 문광무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적절히 풀어내면서도 필요한 순간에 중심을 잡아준다. 웃음과 액션 사이를 오가는 문광무의 존재는 단순한 감초 이상의 역할을 한다. 새롭게 등장한 빌런 백정 역의 정지훈과 윤태검 역의 황찬성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긴장감을 더한다.
하지만 이야기가 문제다. 정확히 말하면, ‘왜 싸우는가’에 대한 설득력이 약하다. 시즌1에서는 ‘불법 사채’라는 현실적인 문제 속에서 인물 간 갈등이 자연스럽게 쌓였디면 이번 시즌은 연결 고리가 느슨하다.

백정의 목표는 오직 ‘돈’이다. 하지만 백정의 타깃이 왜 건우여야 하는지, 왜 그토록 집요하게 쫓는지에 대한 설득력은 부족한다. 결국 백정은 ‘그냥 나쁜 놈’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빌런에게 깊은 서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한 최소한의 동력은 필요하다. 그 지점에서 설득력이 흔들린다.
조력자들도 너무 많다. 시즌1에서 이어진 인물들에 새로운 캐릭터들까지 더해지며 판은 커졌지만 활용도가 떨어진다. 심지어 조력자들이 늘어날수록 건우와 우진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주인공이 중심에서 밀려나는 아이러니한 순간들이 생긴다.

액션의 수위 역시 양날의 검이다. 타격감은 분명 강력하다. 하지만 일부 장면에서는 쾌감보다 가학성이 먼저 다가온다. 특히 빌런의 동기가 충분히 납득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한 폭력이 반복되니 긴장감보다는 피로감이 쌓인다.
그럼에도 ‘사냥개들2’는 복싱이라는 장르가 주는 리듬과 물리적인 쾌감, 배우들이 몸으로 만들어낸 액션의 완성도만큼은 상당하다. 적어도 ‘보는 재미’만큼은 확실하게 책임진다.
다만 시리즈로서의 완성도를 기대한다면 이야기는 아쉬움을 남긴다. 아무리 강한 주먹도, 이유가 약하면 오래 기억되기 어렵다. ‘사냥개들2’는 분명 잘 만든 액션물이다. 하지만 좋은 시리즈가 되기엔 그 한 방이 조금 부족하다. sjay09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