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나와 선수가 정신 차려야 할 것 같다.”

18일 부천FC 1995 원정에서 전반에만 두 골을 넣고도 후반 두 골을 내줘 2-2로 비긴 인천 유나이티드 윤정환 감독은 작심한 듯 말했다. 평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도 차분하게 말하는 편인데 이례적으로 자책하며 선수단에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천은 시즌 초반 뒷심 부족으로 애를 태운다. 이기거나, 비길 경기에서 집중력이 떨어져 놓친 경기가 많다. 윤 감독은 기본적으로 수비 시 왼쪽 윙어를 내려 파이브백을 형성하고 3선과 공간을 좁힌다. 전방 공백은 서재민처럼 활동량이 많은 미드필더를 활용해 밸런스를 유지한다. 강원FC 시절 사령탑에도 유사한 기능을 펼친 적이 있다.

지난해 K리그2를 지배하며 우승했을 때와 비교해 1부로 복귀한 이번시즌엔 조금 더 조심스럽게 수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초반 8경기에서 14골이나 내줬다. 단순히 선수들이 1부 템포에 적응 중이라고 하기엔 시간이 많이 지났다. 윤 감독이 부천전 직후 화를 낸 배경이다.

인천이 이번시즌 14골 중 11골을 후반에 내줬다. 80%에 가깝다. 조직적인 문제를 찾을 장면도 있지만 개인적인 집중력 결여에서 비롯된 게 많다.

팬도 느낀다. 부천전 직후엔 인천 구단 소셜미디어에 왼쪽 수비수 이주용을 향한 질타가 나왔다. 그는 이날 후반 시작과 함께 김명순 대신 교체로 투입됐다. 그런데 두 골을 내주는 과정에서 허술한 대인 방어로 빌미를 제공했다. 특히 2-1로 앞선 후반 35분 가브리엘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았을 때다. 누가 봐도 슛 타이밍을 잡고 있었는데 거리를 좁히지도 않고 멍하니 바라보다가 동점골을 내줬다.

실점 과정 전체를 돌아볼 때 이주용만의 잘못은 아니지만 베테랑이고 후반 투입돼 체력적으로 우위를 품은 만큼 온 힘을 쏟지 못한 수비는 비판의 대상이 됐다.

문제는 매 경기 유사한 장면이 반복되는 것이다. 서재민이나 이청용 등 2선 자원이 많이 뛰고 스트라이커 무고사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한다고 해도 수비수의 집중력이 떨어지면 의미가 없다.

인천은 21일 오후 7시30분 전북 현대와 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리그 정상급 화력을 지닌 전북을 상대로 인천 수비가 ‘각성 모드’로 반전할 지, 더욱더 혼란에 빠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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