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2027년부터 ‘체육우수자전형’으로
기존 학생들 반발 “전력 약화 뻔해”
“미리 공지하지 않고, 졸속으로 처리”
엘리트체육 위기 가속화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학교의 기만 행위다.”
홍익대학교 운동부 학부모들이 학교 앞에 모였다. 항의하기 위해서다. 갑작스럽게 체육특기생 선발을 폐지했다는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다. 다른 부수적인 문제도 포함됐다.
홍익대는 현재 야구부, 축구부, 배구부 등 운동부를 운영하고 있다. 2027년 신입생을 뽑는 입시요강에 변화가 있다.
2026년까지 ‘체육특기자전형’으로 학생을 뽑았다. 경기실적이 있는 특기자만 지원이 가능했다. 2027년부터 ‘체육우수자전형’으로 바꿨다. 일반 고교졸업자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경기실적 조건이 삭제됐다. 경쟁의 판 자체가 바뀐 셈이다.

학부모 연대는 “재학 중인 선수들도, 종목별 감독들도, 학부모들도 이 사실을 공표 당일에야 알았다. 바뀐 요강대로면, 10년간 훈련과 대회에 집중해온 선수들이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으로 탈락하는 구조다. 사실상 엘리트 선수의 진학 경로가 차단됐다”고 강조했다.
부총장과 면담 내용 중 일부도 공개했다.“‘행정상 미숙한 점이 있었다’, ‘부족한 포지션을 일반인으로 충당하면 된다’, ‘1단계 통과가 어려울 뿐, 통과하면 2단계에서 필요한 선수 뽑을 수 있다’ 등의 답을 내놨다. 문제를 스스로 인정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등교육법상 2027학년도 적용을 위해서는 2024년 5~6월까지 공고를 마쳤어야 했다. 대학교육협의회 제출 및 홈페이지 공지가 2025년 4~6월에 이루어졌다. 법정 기한을 약 11개월 위반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나마 현재 고교생은 다른 대학을 볼 수도 있다. 재학생은 얘기가 또 다르다. 한 1학년 배구부 학생의 학부모 A씨는 “졸업 전 전형 변경으로 후배 수급이 차단됐다. 변경 사실을 공표 직전까지 통보받지 못했다. 향후 프로무대에 간다면 팀 성적도 중요하다. 이제 전력 약화는 뻔한 일 아닌가. 학생 진로가 걸린 일인데 이렇게 처리하는 게 맞나”라며 울분을 토했다.

또 있다. 처우 문제다. A씨는 “2~4학년은 장학금, 기숙사비 등을 지원받는다. 1학년부터 없다. 입학 전에는 말이 없었다. 입학 후 통보받았다. 알았다면 홍익대에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학교로 전학도 어렵다”고 했다.
‘체육’이 점점 뒤로 밀리고 있다. 초등학교 운동회가 열리면 소음으로 신고가 들어오는 세상이 됐다. 엘리트체육은 더 큰 위기라 한다. 대학교는 더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체육특기생을 선발하지 않겠다는 학교가 나왔다.
A씨는 “다른 학교도 추진하다가 멈춘 걸로 안다. 홍익대가 스타트를 끊었다. 핑계만 대는 것 같다.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졸속으로 진행했다는 점이 가장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