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인터넷 방송인(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이 최근 한 화장품 브랜드 모델로 발탁됐다가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로 중도 하차한 사건이 예기치 못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민간단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가 과즙세연을 옹호하는 성명을 냈다가, 오히려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앞서 과즙세연은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특정 천연 화장품 브랜드의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브랜드 공식 카페에는 “이미지 관리가 중요한 브랜드가 성을 상품화하는 콘텐츠로 수입을 올리는 인물을 모델로 썼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브랜드와 대표는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판매 구성을 전량 회수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후 23일, 한사성은 성명을 내고 과즙세연을 향한 비난 여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비난의 본질이 “모두 ‘음지’에 있어야 할 존재가 ‘양지’로 나오는 것에 대한 항의”라며, “여성에게는 성적 위계에 따른 ‘급’이 있고, 섹슈얼리티로 수익을 창출하는 여성은 ‘양지’에 나올 자격이 없다는 논리”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러한 잣대가 성폭력 피해자에게 가해지는 “문란한 여성이라서 피해를 입었다”는 2차 가해 논리와 맥을 같이한다고 주장하며, 이 낙인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성명은 발표 직후 단체의 핵심 지지층들 사이에서 극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누리꾼들은 “성폭력 피해자와 성인 방송 BJ를 같은 선상에 놓는 것 자체가 실제 피해자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비판의 핵심은 ‘자발적인 성적 콘텐츠 생산’과 ‘비자발적인 성범죄 피해’를 동일한 틀로 묶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지지자는 SNS를 통해 “피해자를 숨게 만드는 것은 오히려 이런 성명문”이라며, 성 노동을 노동권으로 인정하려는 단체의 논리가 피해자 보호라는 본연의 목적과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성년자도 접근 가능한 인터넷 환경에서 성인 방송을 통해 돈을 버는 행위가 갖는 사회적 메시지를 간과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그동안 N번방 사건 등 사이버 성범죄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온 단체가 이번 입장 발표로 인해 내부적인 구조적 균열을 드러내면서, 단순한 찬반 갈등을 넘어 피해자 보호 운동의 원칙과 범위를 둘러싼 거센 논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wsj011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