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거포’ 박병호, 26일 은퇴식
나에게 히어로즈란 곧 ‘박병호에게 야구란’
“뭐라도 해보고, 후회 남기지 않았으면”
선수단에 “기회 당연하게 생각하지 마라”


[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한 타석, 한 경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으면 한다.”
‘레전드 선배’에서 ‘선수단 도우미’로 나선 박병호(40) 코치가 키움 선수단에 전한 메시지다. 그는 “후회는 남기지 않았으면 한다”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26일 고척 삼성전에서 박 코치의 은퇴식이 열렸다. 지난시즌 삼성에서 프로 커리어를 마무리한 뒤 ‘친정’ 키움으로 복귀한 박병호는 잔류군 선임코치로 합류해 선수 육성에 힘쓰고 있다. 27일 현재 키움은 10승15패로 9위에 올라 있다.


조연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2005년 LG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병호 역시 늦게 꽃을 피운 선수다. 커리어 초반엔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KBO리그 최초로 2시즌 연속 50홈런을 기록하며 ‘국민 거포’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넥센(현 키움) 시절 커리어 도약을 이룬 만큼 박 코치에게 키움은 단순한 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나에게 히어로즈가 어떤 팀이냐고 묻는다면, ‘박병호에게 야구란’이라는 질문과 같다”며 “가장 힘든 순간에 키움에 와 내 이름 석 자를 알릴 수 있었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소중한 추억이 담긴 팀”이라고 밝혔다.
코치로서 보람도 느끼고 있다. “처음 코치직을 맡았을 때부터 방향은 분명했다”며 “선수들이 잔류군에 있다가 2군으로 올라가면 잘하기를 바라게 되고, 스스로 영상도 찍어서 보내는 모습을 보면 더 잘 해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고 말했다. 때로는 채찍보다 당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선수 시절 초반도 떠올렸다. 박 코치는 “나도 어린 시절 힘들었던 경험이 많은데, 잔류군 선수들도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며 “인생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른 팀이 좋게 봐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뭐라도 해보고, 적어도 후회는 남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잔류군 선수단을 넘어 팀 전체를 향한 한마디였다. 최근 10경기에서 6승4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팀 타율은 0.239로 10위에 그쳤다. 그는 “선수들이 워낙 어린 만큼 선참들도 팀을 이끄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면서도 “어린 선수들이 주가 된 상황이라 경기 운영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후배들을 잘 도와줄 것이라 믿는다. 그래야 팀이 더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어린 선수들에겐 기회를 당연시 여기지 말라는 당부도 전했다. 박 코치는 “한 타석, 한 경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아직 상대하기 버거운 선수들도 있을 텐데, 경험이라 생각하되 하루라도 빨리 격차를 줄이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