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에서 마무리까지 온 올시즌 이영하

팀이 필요로 하는 역할이면 언제든 OK

이영하 “나는 실리콘…구멍 생기면 막을 것”

FA 52억의 가치 증명 중

[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동료들에게 ‘나는 실리콘’이라고 한다.”

선발로 시즌을 준비했다. 계획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불펜으로 이동했고, 최근에는 마무리 보직을 맡고 있다. 스스로 구멍을 메우는 ‘실리콘’이라 부른다. 팀에 구멍이 생기면 언제든 가서 막을 생각이다. 이영하(29) 얘기다.

지난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과 SSG의 경기. 8회초 1사 1,2루 위기 때 두산 마무리 이영하가 등판했다. 1.2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을 실점 없이 이겨냈다. 이영하의 시즌 3호 세이브다.

올해 선발투수 복귀를 준비했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결국 불펜으로 돌아갔다. 최근에는 김택연의 부상 이탈로 ‘임시 마무리’가 됐다. 여러 보직을 거치고 있다. 다행인 건 그 과정 속 서서히 안정감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본인도 최근 페이스가 만족스럽다. 보직이 계속 바뀌고 있는 부분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팀이 원하는 역할을 맡는 게 본인 일이라고 본다. 더불어 김원형 감독이 보내주는 신뢰는 더욱 힘을 내게 하는 요소다.

최근 만난 이영하는 “동료들과 장난치듯이 얘기할 때 ‘나는 실리콘’이라고 한다. 실리콘으로 싱크대 같은 데 구멍 나면 때우지 않나. ‘나는 실리콘이니까, 너네는 하고 싶은 거 다 해라. 구멍 나면 가서 막아주겠다’고 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여러 보직을 한 경험도 있다. 그렇게 써주시면 오히려 감사하다”며 “빈자리 생기면 감독님이 ‘영하 있으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해주신다. ‘믿는다’는 얘기 덕분에 마음이 편해진다. 그렇게 몸에 힘도 빠지고, 마음도 강해지면서 괜찮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금 마무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김택연이 돌아오면 클로저 역할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높다. 또 바뀌게 될 역할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오히려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이영하는 “(김택연 돌아오면) 보직이 바뀌지 않겠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김)택연이 오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해보자는 생각”이라며 “택연이 잘 복귀하면 나에게 어떤 새로운 임무가 생길지 기대된다. 그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낸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총액 52억 규모다. 팀이 필요로 하는 역할을 하면서 그 가치를 증명 중인 이영하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