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임재청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 1층 B홀에서 열리고 있는 조형아트서울(PLAS) 2026에서 김리원 작가가 자신만의 감성 언어를 담은 ‘커렌시아(Querencia)’ 시리즈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올해 PLAS 2026은 ‘NEW CHANCE’를 주제로 국내외 102개 갤러리, 750여 명의 작가, 3500여 점의 작품이 참여한 대형 아트페어로, 오는 7일까지 이어진다.

PLAS는 조각, 유리, 미디어아트, 설치, 회화를 아우르는 조형예술 아트페어로, 특히 실내 전시장 안에서 대형 조형 작업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강점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광활한 화이트 큐브 부스와 넓은 동선,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이 어우러지며 조형아트페어 특유의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이 같은 대형 행사장 안에서 김리원 작가의 부스는 자극적인 연출보다 ‘머무는 감정’으로 관람객을 붙드는 공간에 가깝다. 제공된 현장 사진을 보면 AN GALLERY의 G64 부스 벽면 상단에 ‘Liwon. K’가 표기돼 있고, 꽃과 날개, 프레임 구조를 중심으로 한 회화와 푸른 조형 오브제가 함께 구성돼 있다. 회화와 입체가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세계관으로 이어지는 점이 인상적이다.

김리원 작가는 오랜 시간 ‘자가치유(Self-Healing)’를 예술적 화두로 삼아 작업해 왔다. 최근에는 그 개념을 한 단계 확장해, 현대인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머물 수 있는 정신적 안식처의 개념인 ‘커렌시아’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번 PLAS 2026에서 관람객에게 던지는 질문 역시 “How am I?”다. 단순히 감상을 유도하는 문장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마음 상태를 되묻게 하는 작가적 제안에 가깝다.

작품 속 상징도 분명하다. 구름, 네잎클로버, 천사 날개, 동백꽃은 장식적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불안과 상처, 회복과 희망의 감정을 담아내는 시각 언어로 작동한다. 특히 사각 프레임 안에 또 다른 심리적 공간을 만들어내는 화면 구성은 김리원 작가 작품의 특징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평면 회화인데도 관람객이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깊이감을 만든다는 점에서 조형적 감각이 두드러진다.

홍익대학교 제품디자인과 출신인 김리원 작가는 디자인적 사고를 바탕으로 회화와 조각, 설치와 공간 연출을 넘나드는 작업 세계를 구축해 왔다. 실제 부스에서도 평면 작업과 조형 오브제가 함께 호흡하며 작가의 조형 언어가 한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회화 작가로만 규정하기보다, 조형성과 공간성을 함께 다루는 현대미술가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해 보인다.

한편 김리원 작가의 국내외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최근 뉴욕 첼시에서 열린 ‘New York FOCUS Art Fair 2026’에 초대작가로 참여했으며, 향후 일본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전시도 예정돼 있다. 아울러 구상조각회 송정미술관 전시와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젝트도 앞두고 있어, 회화와 조각을 아우르는 활동 반경은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PLAS 2026이 ‘새로운 기회’를 내건 자리라면, 김리원 작가의 부스는 그 문장을 가장 내밀한 언어로 번역한 공간 중 하나다. 요란하게 외치기보다 조용히 묻는다. “How am I.”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관람객 스스로의 감정으로 되돌아온다. 김리원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힘은 바로 그 지점에 있다. 화려한 색채와 상징을 앞세우면서도, 끝내 감상의 중심을 ‘나의 안녕’에 두게 만든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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