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애틀랜타=정다워 기자] 효과를 보는 변화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면의 그림자도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새로운 규정을 폭넓게 도입했다.
시간 지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스로인, 골킥을 5초 내로 실시해야 하는 규정이 대표적이다. 고의로 시간을 지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인데, 심판이 손을 들어 카운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5초를 넘기면 소유권이 상대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선 신속하게 공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선수가 캐나다전에서 이 규정을 위반한 첫 사례로 등장했다.
교체 시간도 제한된다. 10초 이내로 교체를 마치지 않으면 투입되는 선수가 1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부상 치료를 위해 피치 밖으로 나간 선수는 무조건 1분 이상 지나야 들어올 수 있다.
이 규정들은 경기의 전개 속도를 빠르게 하고, ‘침대 축구’를 방지한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이기고 있는 팀이 시간을 끌지 못하게 강제한다. 현장에서 경기가 루즈해지지 않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도입 결과는 ‘합격’이다.


비판 일색인 규정도 있다. 바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다. 전후반 22~23분경 주심이 신호를 주면 선수들은 벤치로 이동해 물을 마시며 휴식하는 시간을 갖는다. 표면적으로는 선수 체력 보호라는 명목을 내세우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상업 논리 때문에 생긴 규정이라는 사실을 안다. 3분간 이어지는 이 시간을 활용해 경기장 현장에서는 물론이고 중계 방송사도 각종 광고를 붙여 수익을 올린다. 전에 없던 ‘창조 경제’다.
‘축잘알’ 관중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현장 반응은 비판 일색이다. 19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 남아공 경기에서 주심이 손을 들어 사인을 주자 관중석에서는 바로 야유가 터져 나왔다. 그냥 야유가 아니라 엄청나게 큰 야유였다. 너나 할 것 없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부정하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애틀랜타 외 다른 경기장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선수 보호라는 명분은 정당성이 떨어진다. 특히 돔구장에서 열리는 경기에서는 경기 중간에 휴식을 취할 필요가 없다는 게 대부분의 생각이다. 돔구장인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른 남아프리카공화국 휴고 브로스 감독은 “날이 더우면 물을 마시는 게 유용할 것 같은데 이 경우에는 경기의 리듬을 깨는 것 같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뛴 네덜란드 버질 판다이크 역시 “정말 날씨가 더울 때 수분 보충을 하는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모든 경기에 일괄 적용할 것이 아니라, 기온이나 경기 환경을 고려해 매번 다르게 결정해야 한다”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판다이크 말대로 더운 환경에서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활용해도 비판을 피해갈 여지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선선한 돔구장에서 중간에 물을 마시는 행위는 오히려 경기의 흐름을 끊고 재미를 반감하는 부정적인 기능을 한다. 호평을 받는 앞의 규정들과 달리 반대 일색인 이유다. weo@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