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삼성에 4-3 신승 ‘4연승’ 질주

손주영, 1.1이닝 무실점 ‘16세이브’

9회 만루 채우고 구자욱-디아즈 상대

“내 커브와 하이 패스트볼로 이길 수 있다”

[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LG가 삼성의 추격을 뿌리치고 1점차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반 계속 위기가 있었다. 다 넘겼다. 1위다운 저력이다. 뒷문을 지킨 투수가 손주영(28)이다. 갑자기 마무리로 전환했다. 리그 최고 수준의 클로저로 군림한다. 그 바탕에 ‘자신감’이 있다.

손주영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경기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8회초 2사 후 등판해 1.1이닝 1안타 3볼넷 3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세이브를 따냈다.

시즌 16세이브다. 1위 김재윤(17세이브)에 1개 부족한 2위다. 언제든 넘어설 수 있어 보인다. 그만큼 페이스가 좋다. 시즌 18경기 20.2이닝, 1승16세이브, 평균자책점 0.87 기록 중이다. 언터처블이다.

8회초 2사 1루에서 등판했다. 첫 타자 전병우에게 볼넷을 줬다. 다음 김영웅을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9회초에는 최형우에게 2루타, 류지혁에게 희생번트 줬다. 1사 3루다.

김지찬-김성윤으로 이어지는 타순이다. 둘 다 볼넷을 줬다. 1사 만루가 됐다.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다. 그러나 구자욱과 르윈 디아즈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손주영을 만났다. 담대한 승부를 선보였다. 특히 9회가 컸다. 알고 보니 볼넷도 사실상 일부러 준 수준이다. 3~4번 타자 앞에 주자를 꽉 채워놓고 승부했다.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확고했다.

손주영은 “9회초 1사 3루였다. 타자가 김지찬-김성윤 선수로 이어졌다. 콘택트가 좋은 타자들이다. 내가 또 땅볼 투수다. 콘택트만 되면 점수를 준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1점만 줘도 동점이니까, 엄청 어렵게 갔다”고 말했다.

김지찬-김성윤과 승부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무조건 낮게 던졌다. 김지찬 선수는 삼진 잡으면 ‘땡큐’고, 아니면 볼넷 주려 했다. 다음이 또 김성윤이다. 병살을 노리려 했는데, 우리 야수들이 전진수비 하고 있더라”고 짚었다.

이어 “만루 채워도 어렵게 가자는 생각으로 던졌다. 만루 가면 야수들이 다시 뒤로 물러난다. 병살이 된다고 봤다. 도박을 걸었다. 구자욱-디아즈 선수가 나오지만, 내 커브와 하이 패스트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힘줘 말했다. 딱 그대로 됐다.

불론 없이 16세이브다. 이 페이스면 세이브왕 해도 이상하지 않다. 분명 선발투수로 시작했다. 시즌 도중 마무리로 전환했다. 이것 또한 도박이다. 제대로 통하고 있다. 안 돌렸으면 어쩔 뻔했나 싶은 수준이다.

손주영은 “사실 오늘은 ‘그냥 블론 하자’는 생각으로 던졌다. 안 하려고 하다 보면 움츠러든다. 그러면서 볼넷도 나오고, 괜히 존에 밀어 넣다가 맞는다. 볼넷 주더라도 시원하게, 강하게 던지고 싶었다. 후회 없이 던지자는 생각만 했다”고 강조했다.

올시즌은 계속 뒷문을 지키고 싶단다. “세이브 타이틀 생각 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페이스가 빠르다 보니 이제 욕심이 생긴다”고 운을 뗐다.

또한 “3주 전만 해도 ‘선발 가라고 하면 어쩌지’ 싶었다. 그러다 보니 또 스트레스를 받더라. 이젠 선발로 가라고 하면 팀 우승을 위해 가면 된다. 편안하게 하고 있다. 잘 던지고 있으니까 선발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며 웃었다.

아울러 “(장)현식이 형이 정말 잘 던지시더라. 선발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나도 내년에는 선발로 가고 싶다. 이렇게 된 이상, 올해 세이브왕 하고, 내년 다시 선발로 나가고 싶다”며 재차 웃음을 보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